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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연출 필수 요소 – #3. 배경화면

배경만 봐도 무슨 게임인지 알 수 있을까? 나는 대체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컨셉은 배경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다

건물 양식이나 캐릭터의 의복 디자인을 통해 게임 세계관의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으며, 전반적인 색감이나 채색 밀도로 말미암아 게임의 무드를 파악할 수도 있다. 특히 배경 묘사가 디테일할수록 캐릭터의 비율도 현실에 가까워질 것이고, 캐주얼 게임의 배경이라면 캐릭터도 당연히 귀여운 편일 것이다. 어쩌면 원화가 분들도 게임의 컨셉을 잡을 때 캐릭터보다 배경을 먼저 그릴지도 모르겠다.

나는 대부분의 게임에서 캐릭터 원화만으로는 이 캐릭터가 어느 게임의 캐릭터인지 구분이 어렵다. 예를 들어, 나는 소녀전선과 명일방주의 캐릭터를 모두 한 곳에 섞어놓는다면 어떤 캐릭터가 어느 게임에 등장하는지 명확하게 구분할 자신이 없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원화 디자인도 공통점이 많을 수밖에 없겠지만.

하지만 배경 원화는 아직 그렇지 않다. 좋은 배경 원화는, 그 게임의 배경만 보아도 세계관 및 설정이 잘 드러난다. 심지어, 배경 원화만 봐도 이게 어떤 게임인지 구분할 수 있는 게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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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는 하늘에 ‘헤일로’라고 하는 타원형의 선이 존재한다. ‘헤일로’라는 설정 맥락이 배경에 반영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만약 캐릭터가 없다고 해도 배경만 보아도 이 배경이 블루 아카이브임을 바로 알 수 있다.
@블루 아카이브

배경의 종류와 목적

배경 리소스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곳은 단연 시나리오다. 정확히 말하면, 시나리오 연출은 배경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캐릭터가 서 있을 수 있는 배경이 없이는 대부분의 연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등장, 퇴장, 이동, 점프 등등, 그 모든 캐릭터 액션은 캐릭터가 서 있는 배경(토대)이 있으므로써 동작한다.

배경은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캐릭터가 서 있을 수 있는 뒷배경(BackGround cg; BCG), 컷인(Cut-In), 그리고 뷰(View) 배경이다.

먼저, BCG(뒷배경)은 흔히 배경이라고 부른다. 연출에서 배경을 말한다면 보통은 캐릭터가 그 공간에 서 있어도 위화감이 없는 배경을 의미한다. 만약 교실 배경이면, 캐릭터는 교실에 있는 것이고, 밤의 공원 배경이라면, 캐릭터는 밤의 공원에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물론, 배경의 크기는 캐릭터가 서 있어도 위화감이 없도록 충분히 캐릭터의 비율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오로지 시나리오 연출을 위한 배경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컷인은 특정 정황을 위해 그려진 별도의 일러스트 배경을 말한다. 컷인은 맥락이 있다. 따라서 아무 때나 쓸 수 없으며, 그 정황에 맞게만 사용해야 한다. 특히 컷인은 제작 코스트가 높기 때문에, 가성비가 나쁘다. 만약 컷인을 100장을 사용했는데, 시나리오가 재미가 없다든지 등의 이유로 시나리오가 통째로 인기가 없다면 그것은 굉장한 리소스 낭비가 된다. 즉, 컷인을 많이 사용한 연출은 리스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컷인은 마케팅 리소스로도 쓸 수 있고, 플레이어에게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획자에게는 언제나 탐나는 리소스이기도 하다. (컷인을 한 장이라도 받고 싶어서 원화가 분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분도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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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전선

View 배경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캐릭터가 서 있으면 어색한 배경을 나는 View 배경으로 정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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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

View 배경이란, 마치 원경에서 사물 전체를 조망하는 듯이 보는 배경이다. ‘뷰가 좋다.’고 말할 때 쓰일법한,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는 배경이다. 이런 배경에 캐릭터가 서 있게 되면 캐릭터가 배경에 비해 너무 커 보이기 때문에 어색하게 보이기 쉽다. 이런 배경은 캐릭터 없이 배경만 단독으로 쓰이는 것이 자연스럽다.

2D 배경? 3D 배경?

2D 게임은 보통 2D 일러스트 배경을 사용하고, 3D 게임은 3D 배경을 활용한다. 특히 3D 게임을 많이 제작하는 우리나라에서는 3D 배경은 레벨 디자이너와 배경 모델러 분의 협업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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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3rd

경우에 따라서는, 2D 배경에 3D 캐릭터가 서 있는 경우도 있다. 붕괴3rd가 대표적인데, 붕괴3rd에서는 2D 배경, 그리고 3D 배경을 혼합해서 사용한다. 아마 3D 배경을 제작하는 것이 공수가 더 크거나 제작 비용이 크기 때문에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배경은 2D로 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2D 배경화면을 제작하는 건 컨셉 디자이너와 배경 원화가가 함께 진행한다. (여기서 컨셉 디자이너는 설정 기획자를 의미한다.) 컨셉 디자이너는 배경 발주서를 작성하며 기획의도, 배경 필요 필수 요소, 구도 등을 설명한다. 특히 레퍼런스가 있으면 서로 원하는 느낌을 공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스튜디오는 내부에 배경 원화가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배경 원화 제작 전문 외주 업체와 제작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원하는 배경 원화를 받기가 굉장히 힘들 수 있다. 외주업체는 내부 스튜디오만큼 우리 스튜디오의 컨셉을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배경원화발주서도 우리 게임의 컨셉을 설명하고, 원하는 디테일 묘사를 해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주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게 나올 수 있으며, 이 경우 내부 배경 원화가가 추가로 리터치 등의 폴리싱을 진행하기도 한다.

검은 화면 연출

영상 기법중에 페이드 아웃(Fade Out)이라는 말이 있다. 화면을 천천히 검은 화면으로 암전시키는 것이다. 반댓말은 페이드 인(Fade In)이다.

때로 게임에서도 연출 의도에 따라서 검은 화면을 사용하기도 한다. 보통 그 장면에서 여운을 남기고자 할 때 사용한다. 이야기가 끝났을 때. 장면이 전환될 때. 시간의 흐름을 나타낼 때. 또는 주인공(플레이어)이 기절하거나 게임 오버가 될 때 사용한다. 하지만 3D 게임에서는 이런 연출이 부자연스럽고 2D 게임에나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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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

검은 화면에서 캐릭터 포트레이트를 보여주는 연출도 있다. 보통 캐릭터가 속마음 대사를 말하는 정황에서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연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후 연출 흐름 또한 어울려야하기 때문에 ‘속마음 정황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니까 검은 화면 연출이 반드시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밖의 배경과 관련된 연출 요소가 있다면?

배경 이펙트를 적용하거나, 배경 필터를 적용한다면 같은 배경 리소스라고 하더라도 더 풍부한 연출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배경 이펙트는 아래와 같다.

  • 블러 필터
  • 그레이스케일 필터
  • 먼지 이펙트
  • 회상 이펙트(또는 필터)

배경 이펙트를 잘 사용한다면 훨씬 더 영화나 드라마같은 연출도 가능하다. 만약 개발 중인 게임에서 배경을 많이 제작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배경 이펙트를 추가해, 하나의 배경이라도 더 풍부하게 사용하는 쪽으로 응용해보는 것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