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jin 아바타

서브컬처 게이머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위하여

image 30

게임 연출 필수 요소 – #5. BGM

BGM은 Back Ground Music의 약자로, 배경음악을 의미한다.

흔히들 ‘브금’이라고 부르기는 하는데 회사 내부에서까지 이렇게 부르는 사람은 못 본 것 같다.

BGM은 배경화면과 함께 그 게임의 테마를 담당한다. 좋은 BGM은 듣기만 해도 그 게임 안의 특정 장면이나 상황, 인물을 떠올리게 한다. BGM에는 게임의 전반적인 무드와 테마가 담긴다. 현재 제작중인 우리 게임이 다른 게임과 확연히 ‘구분’되게 하려면, 우리 게임만이 가진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BGM에 담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비슷비슷한 게임이 계속 출시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이건 굉장히 중요한 세일즈 포인트일지도 모른다.)

image 29
@유튜브, ‘아루 브금’ 검색했을 때

‘블루 아카이브’의 Unwelcome School’은 개그 상황과 아주 잘 어울리는 BGM이다. 흔히들 ‘아루 브금’이라고 부르며 이 곡만 들어도 특정 캐릭터와 상황을 떠올릴 정도가 되었다. 이제는 아루가 아닌 다른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이 BGM이 나오는 게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다. 이 정도가 되면 BGM이 캐릭터송화 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좋은 BGM과 나쁜 BGM

image 30
창세기전 3 파트2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월드맵이 등장한다. 우주 테마인 만큼, SF스러운 BGM이 함께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창세기전 3 파트 2

좋은 BGM은 게임의 컨셉과도 어울리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무드가 확실하다는 특징이 있다. 게임 컨셉이 확고해야 나중에 BGM을 제작할 때도 편하다. 두루뭉술한 컨셉의 게임일수록 BGM도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느낌이 되기 십상이다. BGM을 발주할 때 게임의 컨셉 디자인 자료도 같이 보내면 BGM도 더 의도에 가깝게 제작해줄 수 있으니 개발중인 게임의 컨셉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자. (물론 그만큼 컨셉이 탄탄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한편, 나쁜 BGM이라는 것도 존재할까? 나는 작곡가가 최선을 다해 만든 BGM들은 다들 어느 정도 완성도가 보장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BGM의 완성도를 두고 나쁜 BGM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나쁜 BGM이라는 평가는 작곡가가 아니라 연출가가 만드는 것이다. 곡은 나쁘지 않다. 그것을 사용하는 연출가가 잘못 사용한 게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심지어 게임을 하다가 여운을 느끼는 감동적인 장면에서 BGM이 갑자기 뚝 끊기기도 한다. BGM은 시작과 끝이 있고, 멜로디에는 흐름이 있기 때문에 갑자기 뚝 끊어져버리면 체감이 굉장히 나빠진다. 공들여서 연출을 다 만들어 놓고서는, 그런 불필요한 경험을 하게 만들어서 플레이어를 당황시키면 안 된다. 그러므로 연출 디자이너는 뚝 끊기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항상 BGM 앞뒤의 흐름을 고려해야 한다.

그밖에도, 아래와 같은 경우 나쁜 BGM 체감을 만들게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 나오는 경우(스토리 맥락과 BGM 무드 불일치)
  • 타이밍이 어긋난 경우(스토리 흐름과 BGM 출력 타이밍 불일치)
  • BGM이 남용되는 경우(BGM이 갖는 오리지날리티가 퇴색됨)

연출가는 위의 세 부분 중 어느 하나라도 해당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BGM을 발주하는 방법

내부 스튜디오에 BGM 작곡가가 있으면 좋겠지만,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런 회사를 겪어보지 못했다.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BGM 제작 환경은, BGM 제작 전문 스튜디오에 제작을 의뢰하거나, 유명 작곡가와 외주 계약을 맺고 정기/비정기적으로 BGM 제작을 하는 경우였다. BGM 제작 인력이 스튜디오 외부에 있다는 건 그만큼 제작 커뮤니케이션이 까다로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image 31
BGM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곳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니면 장르만 참고하고, 유튜브에서 비슷한 장르를 검색할 수도 있다.
@Audiojungle

BGM을 제작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있다.

  • 제작 의도 및 사용처(왜 이 곡이 필요할까요? 테마곡인가요? 시나리오 연애 무드에서 사용하나요?)
  • 컨셉(이 곡은 어떤 특징이 있나요? 잔잔한가요? 연애곡인가요? 개그풍인가요?)
  • 레퍼런스(희망하는 곡 결과물과 가장 근접한 음악이 있나요? 아니면 참고할 만한 컨셉 아트가 있나요?)

여기서 눈치가 빠른 분이라면 곡 제목이 빠진 것을 알 수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곡 제목까지 지정해서 전달하는 것은 지나친 사족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게임이 음악을 중심으로 한 리듬 게임이라고 해도 BGM 제목 지정은 가급적 작곡가 분께 맡기는 것을 권하고 싶다. 그분들의 창작물이기도 하고, BGM 제목 자체가 게임 내 컨셉과 큰 상관관계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작자 분들이 BGM 제목을 지정해주기를 희망한다면 컨셉 디자이너가 지어주는 게 맞다.

특히 ‘필수’에 레퍼런스가 포함된 것을 유념해야 한다. 혹자는 레퍼런스가 있으면 너무 곡이 레퍼런스와 비슷하게 나올 수 있다고 경계하며 레퍼런스를 오히려 빼는 편이다. 나도 그러한 지적은 동의한다.

하지만 나는 그 어떠한 발주도 레퍼런스가 없이는 발주한 적이 없다. 내가 생각한 느낌과 완전히 다른 곡으로 받는 리스크를 감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BGM에 관해 전문지식이 없다면 더더욱 그런 모험을 감행할 필요 없다. BGM에 대해 피드백을 하려면, 최소한 어떤 부분에서 내가 원하는/원치않는 부분이 있어서 어떤 방향으로 바꾸고 싶은지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피드백을 마련하는 것도 굉장히 고된 일이다. 박자, 멜로디, 화음 등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면 문제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기획자는 BGM에 관해 그렇게까지 자세한 배경지식이 있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레퍼런스를 첨부하며 발주하는 걸 권한다.

한편, 아래는 함께 전달하면 좋은 선택사항(옵션)이다. 선택으로 넣어두긴 했지만, 발주서를 준비할 만한 시간이 충분하다면 나라면 이것을 포함해서 같이 전달할 것 같다.

  • 곡 길이(2분 이내 등)
  • 루프 여부 및 루프 지점 지정
  • 곡 장르(퓨처 베이스, 일렉트로니카 등)
  • (보이스가 있어야하는 경우) 희망하는 보컬

이후, 피드백을 2~3차례 스케치곡을 받으며 그 곡에 대해 피드백을 줄 수도 있다. 나는 내가 원한 느낌과 완전히 동일한 Best한 결과물을 받는데에 집착하기보다는, 기획의도나 컨셉에서 벗어나는 등의 Worst가 없도록 피드백을 했다. 그리고 마이크로 피드백은 지양했다. 대부분은 작곡가가 알아서 최적의 퀄리티로 제작해주니 믿고 맡겨보도록 하자.

추가로 곡의 원음(.Wav) 파일은 꼭 받도록 하자. 유니티에서 불러올 때 .mp3나 .ogg를 못 불러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협업 상대가 요청할 수도 있으니 미리 원음을 잘 저장해두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