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8월 18일)부로 블로그 접속자 수가 급증한 것을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그 원인은 제가 예전에 쓴 ‘템페스트 포스트모템’ 글이 주목받게 된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하루에 많아봐야 열 명 들어오는 조용한 블로그에, 이틀만에 삼천 분이 넘게 들어와서 관심을 주셨습니다.
부끄러운 글솜씨로 적어낸 한 편의 글을 보러 이렇게 찾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현재 포비드 님, 빙식이 님을 비롯해 여러 인플루언서 분들께서 방송해주신 부분들에 관해 인지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개인 블로거로서, 혹여나 이 글이 어떠한 정치적 의도로 읽힐까봐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본문에 내용을 덧붙이기보다는, 아래의 세 가지 내용을 추가로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1. 이 글의 목적
이 글은 누구를 저격하거나 네거티브를 조장하는 글이 아닙니다
창세기전을 개발하던 한 개발자가 그동안 있었던 일을 회고하고, 앞으로 우리가 더 나은 개발을 할 수 없을지 고민하고 옮긴 글, 즉 포스트모템입니다.
저는 포스트모템 그 자체는 정치와 독립된 개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관계만 존재해야 하며, 어떠한 사사로운 감정이 최대한 배제되어야한다고 생각하며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래야 글의 객관성이 그나마 담보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실 이 글은 ‘개발자’들을 위해 적은 글입니다. 저를 포함한 게임 개발자들은 더 좋은 게임,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우리 개발자들에게 부여된 ‘숙명’입니다. 템페스트 출시는 이미 지나간 사실입니다. 그때 있었던 안타까운 일도 분명 존재했습니다만, 그때의 일을 들추는 것이 두렵다고 회고를 피한다면, 이 일은 또 반복될 것이며 똑같은 실망을 안겨드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과거는 지나갔으며, 현재는 오늘 이 시간에도 조용히 물처럼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 글이 쓰인 목적은 오직 미래를 위해 나아가기 위한 글로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 이 글의 여파
통계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이 글이 주목받기 전과 후, 방문자 및 조회수가 약 100배에서 150배 증가했습니다.
조회수가 0이던 글도, 템페스트와 관련해서 고민했던 글들도 이제는 수십 분이 읽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을 보여드려야한다는 책임감과, 좋은 게임을 만들어야한다는 사명감이 듭니다.
그러나 한 명의 블로거로서 이러한 관심은 감사하면서도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의 마음과 의도를 어떠한 사적제재나 사내정치의 산물로 보고자 하는 분들이 계실까 두렵습니다.
만약 그 글이 어떠한 네거티브전의 씨앗이 되어버리는 순간, 저는 글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글이 자식만큼 귀한지라 글을 내린다는 것은 굉장히 속이 상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만약 내 자식이 분란을 조장하는 잔불이 되어버린다면 계속 방치하는 것보다 과감히 쳐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냥 글을 내리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제 글을 의도적으로 오독하거나 곡해하는 일이 있다면 저는 그 일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조언을 구하겠습니다.
3. 부탁사항
미어캣게임즈는 현재 퇴사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저와 함께 일했던 소중한 동료분들이 여전히 많이 계십니다.
그분들에 대한 어떠한 악의적인 비방은 삼가 주셨으면 합니다.
그건 개발자 A, 개발자 B, 그리고 대표님 및 그 외의 많은 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그분들께 게임 개발 관련해서 많은 조언을 구했으며, 제가 여기까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저희 개발자들은 언제나 더 좋은 게임을 만들어서 보여드리지 못해 마음이 무겁습니다.
비겁하게 먼저 회사를 떠나게 되었지만, 언젠가 다른 인연이 닿는 곳에서 여러분들께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게임 업계가 서로 폐쇄적이고 암묵적인 룰에 관해 쉬쉬하는 문화가 바뀌기를 희망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블로그를 관리하며 제가 공부한 것들, 제가 나누고 싶은 가치들을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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