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무르익는 6월 말.
이번에도 새로운 면접 기회가 들어오게 되어 다녀오게 되었다.
(직전에 데브캣 면접 후기에서 다시 면접을 보지 않기를 희망했는데 그때 플래그를 세운 모양이다.)
어쨌든 이번에 다녀오게 된 곳은 바로 ‘미어캣게임즈’라고 하는 회사이다.
사실, 미어캣게임즈는 내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던 곳이었다.
내 포지션 공고가 없어 지원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올라오게 되어 잽싸게 지원하게 되었다.
이번 글도 저번의 다른 ‘면접후기’글과 마찬가지로 아직 결과를 모르는 시점에서 작성하였다.
미어캣게임즈는 어떤 회사?
미어캣게임즈(Meerkat Games)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역삼역 인근)에 위치한 게임회사다.
To make great games with great people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회사 로고에 네 마리의 미어캣이 그려져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4년 설립되어 업력으로는 10년이 다 되어가는 회사이며, 현재는 50여 명정도가 다니는 스타트업 규모의 회사이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지향의 게임을 개발해온 탓인지 우리나라에서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미어캣게임즈의 대표 게임
미어캣게임즈는 2015년 ‘히어로즈 아레나‘를 서비스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개의 게임을 출시했다.
안타깝게도 3개의 게임 모두 현재 서비스를 하지 않거나 업데이트가 중단된 상태이다.
현재 미어캣게임즈의 전 개발인력은 3D 카툰 렌더링 풍의 신작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는 듯하다.
아직 퍼블리셔라든지 신작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기사를 통해 공식적으로 공개된 바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미어캣게임즈의 행보를 통해 유추하자면, 2023년 내에 라인게임즈를 통해 신작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
장르
미어캣게임즈는 우리나라에서 카툰 렌더링 SRPG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몇 안되는 회사다.
SRPG란 Simulation RPG의 약자로, 경영이나 전략과도 같은 시뮬레이션 특유의 감성이 RPG와 융합된 장르를 말한다.
특히 타일맵 형태의 맵에서 전투를 벌이는 게임들이 이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창세기전 시리즈’, ‘브라운더스트 시리즈’ 등이 이 장르에 해당한다.
미어캣게임즈가 개발하는 신작이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지는 모르겠으나, 장르 특성만 고려했을 때 나는 충분히 흥미롭다고 느꼈다.
국내 유명 IP
나는 지금까지 유명 IP를 활용했거나 라이브 서비스를 하며 점차 인지도가 있는 IP가 된 스튜디오를 거쳐왔다.
그리고 내가 깨달은 건, 강력한 IP의 힘은 정말로 강력하다는 점이다.
유명한 IP일수록 고정된 팬덤이 존재하며 이들은 그야말로 로얄 고객들이다.
어지간히 게임 퀄리티가 낮거나 원작 훼손 등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이상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어주실 분들이다.
아예 신생 IP를 개발하는 것도 즐겁지만, 안정적인 IP를 운영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이 점도 내게는 좋았다.
(특히 그 국내 유명 IP가 무엇일지 정말 궁금하기도 했다.)
카툰 렌더링(아트)
나는 극실사 그림체가 부담스러워서 싫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캐주얼풍이나 서브컬처풍 프로젝트만 거쳐 왔다.
카툰 렌더링 아트 스타일은 그런 점에서 내게 마음의 위안(?)이 되어주는 키워드다.
최소한 극실사 결과물 때문에 회사의 일과 나의 덕질이 완전히 분리되는 사태만큼은 피할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회사 소개 노션 페이지
미어캣게임즈는 개발자 채용 페이지의 내용을 굉장히 꼼꼼하고 성의있게 작성하는 몇 안되는 회사다.
지원자는 입사지원할 때 주민번호 빼고 모든 개인정보를 제공하는데, 정작 회사는 정보를 꼭꼭 감추는 곳이 너무나도 많다.
미어캣게임즈는 직무 소개, 프로젝트 소개(및 아트 샘플), 복리후생, 채용 절차 등을 노션 페이지로 공개하고 있다.
그래서 회사의 분위기는 어떠한지, 회사 내부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이벤트가 있는지 이곳에서 확인이 가능했다.
나는 이러한 미어캣게임즈의 배려가 굉장히 좋았고, 그 덕에 오래 전부터 이곳을 매력적이라고 느끼며 눈여겨보고 있었다.
미어캣게임즈에 지원하기 – ~면접 전까지
미어캣게임즈 지원방법
미어캣게임즈에 지원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게임잡을 통한 지원이다. 이 방법은 너무 보편적이니 따로 설명은 생략하겠다.
또 다른 방법은 이메일을 통한 지원이다.
위에도 언급했듯, 미어캣게임즈는 자사 커리어 노션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 페이지는 항상 최신화된다.
미어캣게임즈 서류전형
내 경우를 말하자면, 나는 미어캣게임즈에서 안내한 채용담당자 이메일을 통해 지원했다.
게임잡을 통해 지원하는 것보다 더 이 회사에 대해 관심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을 택할 경우 스스로 별개의 이력서를 작성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나는 원티드 이력서도 항상 최신화해왔기 때문에 ‘원티드 이력서’,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메일에 첨부해 제출했다.
서류전형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2주일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운이 좋게도 이메일 발송 당일에 면접 전형 제의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과제 전형을 요구받지 않아서 굉장히 마음이 편했다.)
면접 조율 전화
면접 제의는 미어캣게임즈의 인사담당자 분(피플팀 소속)으로부터 받았다.
여기서 ‘피플팀’이라는 용어가 생소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단순히 인사 업무만 하시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회사 구성원들이 더 즐겁고 쾌적하게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도 같이 진행하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어쨌든, 면접 전화에서는 다음과 같은 안내를 받았다.
- 서류 전형 통과 사실 전달
- 면접 가능 일정 조율(날짜 및 시간대)
- 면접 유형 안내(1차 면접과 2차 면접의 목적 안내)
내가 통화를 한 분은 굉장히 점잖게 말씀을 잘 해주셔서 여기서부터 첫인상이 더욱 좋아졌다.
물론 지금까지 불합격했던 회사들도 대부분 인사담당자분들이 괜찮은 분들이 많이 계셨기 때문에 여기서 마음을 놓지는 못했다.
날짜 및 시간 조율까지 끝나자 간단히 면접 전형 진행 관련 문자메시지까지 받게 되었다.
면접 당일
~면접 전
미어캣게임즈는 사옥이 역삼역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직선 거리는 가깝지만 가는 길에 언덕이 있어서 ‘조금’ 힘든 출퇴근길이 예상된다
건물에 도착하자 ‘2층’으로 안내를 받았는데, 2층에는 대기실(웨이팅룸)과 회의실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었다.
추측컨대, 미어캣게임즈가 다른 회사와 같이쓰는 공용 공간으로 보인다.
단, 2층에 도착했다고 해도 출입증 없이는 입장이 불가하므로 여기서 피플팀 분께 전화를 드려야 한다.
이어서 피플팀 담당자 분과 만나면 간단히 면접에 관해 안내를 받게 되고, 시간이 되면 면접 진행 회의실로 이동하게 된다.
여기서 피플팀 분께 미어캣게임즈에 평소에 관심이 있고 노션에 대해 보고 왔다고 말씀드리니 좋아하셨다.)
면접 질문
나는 면접 전에 이미 한 가지 약속을 하고 들어온 것이 있었는데, 오늘 면접은 2:1 + 2:1 면접을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즉, 1차 면접과 2차 면접을 당일 연달아서 진행하게 되었다.
회사 스케줄이 다소 빠듯하여 이렇게 진행하게 된 점을 양해를 받고 진행하였다.
어차피 나도 두 번이나 면접을 위해 방문하는 것보다는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좋아서 그대로 진행하게 되었다.
1차 면접과 2차 면접때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와 각각 어떤 질문이 있었는지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1차 면접(및 질문지)
1차 면접은 이력서의 사실검증 위주의 질의응답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면접관 분들이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하고 어떤 유형의 사람이 오면 도움이 될 것인지 먼저 소개를 하신 점이다.
보통은 면접관이 지원자를 ‘멘탈 다굴’하는 형태의 면접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미어캣게임즈의 면접은 서로 정보를 ’기브 앤 테이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는 여기서 미어캣게임즈가 어떤 게임을 개발하는지에 대한 정보도 들을 수 있었는데, 이것은 대외비에 해당하므로 여기서는 밝히지 않겠다.
엠바고를 밝히면서까지 자신들이 뽑고 싶은 인재상을 어필하셨던 점에서 나 또한 그분들께 좋은 인상을 느꼈다.
-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 이력서의 내용 사실 검증
- A 작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였는지
- B 작업에서 어디까지 본인이 할 수 있는지
- C 작업에 대한 소개와 그것을 어떻게 진행하였는가에 대한 물음
- SRPG 게임은 좋아하시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을 해보셨는지
- 플레이한 게임 중에서 특별히 인상깊었던 것
-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보고 싶은 일 등에 대한 어필
- 내가 특별히 자신있는 일. 키우거나 보완하고 싶은 능력 등
- 게임 기획자가 되기로 한 건 언제부터였는지
- 자신을 ~~한 사람이라고 이력서에 적으셨는데, 그 이유를 듣고 싶음.
- 자신의 강점, 그리고 단점에 대해 한 가지씩만 소개
- 각 회사 재직기간이 짧은 편인데, 그 이유가 있는지
2차 면접(및 질문지)
2차 면접은 조직 적응이라든지 개인 가치관 등에 대해, 1차보다 더 포괄적인 주제의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1차 면접은 기획팀 리드 등 개발자분들이 들어오셨다면, 2차 면접은 임원 분들이 들어오셨다.
이미 1차 면접을 보고 나서 조금 머리가 멍한 채로 2차에 임하다보니 아무래도 대답을 잘 못한 것 같다.
기억나는 질의응답은 아래와 같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회사에 대해서는 언제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나 같이 일하기 힘든 동료가 있다면 소개
- 평소에 즐기거나 보는 작품을 말씀해주세요
- 언젠가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나요?
- 직전 회사 계약연봉과 희망연봉은 어떻게 되는지
- 업무 스타일이 어떻게 되시는지
- 직전 회사에서 나온 이유
- 저희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나요?
- (미어캣게임즈)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소개
1차, 2차 면접 모두 마치자 시간은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가량 소요되었다.
귀가하며
미어캣게임즈 면접 경험은 종합적으로 ‘아주 긍정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면접 진행 전 피플팀 담당자 분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면접은 회사가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지원자도 회사를 평가하는 시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 구직시장에서는 여전히 회사가 ‘갑’, 구직자가 ‘을’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갖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회사측에서 먼저 이런말을 해준다는 것은 미어캣게임즈가 구직자를 배려해준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이 말은 미어캣게임즈 노션 페이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소소한 말 한마디가 앞으로의 미어캣게임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구절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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