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자인 기둥(Game Design Pillars)’이 정해졌습니까?
필자는 앞으로 향후 1년의 업데이트 플랜을 계획하는 자리에서 업데이트 플랜의 발표를 막 마친 상태였다.
그런데 그 자리에 앉아 계시던 대표님으로부터 위와 같은 질문을 듣게 되었다.
게임 디자인 기둥이 뭘까? 그리고 그 자리에서 왜 ‘게임 디자인 기둥이 정해졌는가’라는 질문을 듣게 되었을까?
게임 개발에 뛰어든 지 이제 5년이 되어가는 나이지만, 여전히 업계의 개발 지식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나뿐만이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며 앞으로도 수도 없이 많은 벽에 부딪힐 다른 게임 디자이너를 위해 이번 글을 쓰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게임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알아두면 좋을 개념인 ‘게임 디자인 기둥’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게임 디자인 기둥 알아보기
게임 디자인 기둥(Game Design Pillars)이란,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주로 전달하려고 하는 핵심 요소를 일컫는다.
핵심 요소라는 말이 조금 추상적인데, 쉽게 생각해보자면 우리 게임이 지향하고자 하는 ‘몇 가지의 핵심 컨셉’을 일컫는다.
핵심 컨셉은 게임 메커닉스가 될 수도 있고, 플레이 방식이 될 수도 있고, 플레이어가 느꼈으면 하는 경험 요소가 될 수도 있다.
게임 메커닉스는 미적 정서, 기술, 이야기가 모두 제거되어도 남아있는 상호작용과 상호관계다.
– 제시 셸, The Art of Game Design
수집형 게임에서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수집하며 수집 욕구를 채울 수 있고 캐릭터 육성과 전투, 상호작용 등의 부수적인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액션 게임에서는 화려한 액션과 타격감, 이펙트, 스피드 런 등의 게임 메커닉스를 기반으로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느낌과 높은 스릴을 느낄 수 있다.
플레이어가 느끼는 이러한 ‘경험’은 잘 설계된 기둥들 간의 훌륭한 ‘조화(Harmony)’로부터 완성된다.
기둥의 개수는 게임에 따라 3개에서 5가지로 정해질 수 있다. 게임의 장르나 볼륨 등 다양한 요소로 기둥의 개수는 적거나 많아질 수 있다.
각 기둥은 서로 상호의존적이다. 잘 만들어진 스토리는 보통 훌륭한 음악이나 스토리와 곁들여짐으로써 빛을 발한다.
또한 기둥끼리는 서로 상호보완적이다. 게임의 액션성이 부족하다고 해도 훌륭한 이펙트와 환상적 세계관, 멋진 스크립트 연출이 게임의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
수집형 게임에서 캐릭터를 뽑는 데 성공해 수집욕구를 달성했다고 해도, 육성 시스템이 형편없어서 캐릭터 육성 스트레스가 크다면 어떨까?
반대로, 육성 시스템이 아무리 탄탄하다고 해도 캐릭터를 수집하는 과정이 너무 길고도 험난하다면 육성의 재미라는 기둥은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이처럼 각 기둥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개발자가 의도한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데 실패할 수도 있다.
기둥들이 스튜디오에 미치는 영향
개발 스튜디오는 게임을 개발하면서 크게 ‘프리-프로덕션’, ‘프로덕션’, ‘포스트-프로덕션’의 단계를 거친다.
게임의 방향성이 결정되는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게임 디자인 기둥의 유무는 이후의 개발 스튜디오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아래는 게임 디자인 기둥이 스튜디오에 미치는 대표적인 영향력이다.
협업
게임 디자인 기둥은 게임을 만드는 구성원이 그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게임을 개발할 때는 1인 개발을 할 수도 있겠지만 수십 명 이상이 협업해서 제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게임 디자인 기둥은 우리 게임이 궁극적으로 플레이어가 어떤 경험을 하게 만들지, 어떤 가치를 느끼게할지를 결정짓는 핵심 근간이 된다.
만약 우리 게임이 ‘젤다같은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같은 게임’, ‘리니지같은 게임’이라고만 설명하면 모든 사람이 떠올리는 경험은 다를 수밖에 없다.
반면에 우리 게임의 핵심 기둥 중 하나가 ‘스토리’라고 정한다면, 동료들은 우리 게임이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많은 시스템과 리소스가 필요할 거라고 예측할 수 있다.
게임 디자인 기둥이 정해지면 동료들도 자신들이 좋아했던, 재밌게 플레이했던 게임들의 좋았던 면들을 주제에 맞게 더 활발히 논의하는 장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일관성
개발 기간이 5년인 게임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그 게임은 5년의 개발기간 동안 과연 ‘몇 번’ 방향성이 바뀌었을까?
게임을 개발하면서 방향성이 바뀌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게 ‘당연한’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게임 디자인 기둥이 미리 정해진 상태라면 방향성이 바뀔 일도 많지 않거니와, 방향성이 바뀌더라도 커다란 전환이 일어나기는 어렵다.
게임 디자인 기둥을 뿌리채로 바꾸지 않는 이상, 개발 방향성 또한 게임 디자인 기둥에서 정한 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 게임이 ‘캐주얼’, ‘은신 잠입’을 게임 디자인 기둥으로 설정했다고 가정하자.
이 두 가지 기둥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캐주얼’한 아트 디자인과 ‘은신 잠입’과 관련한 시스템-콘텐츠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방향성이 바뀜으로써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정 지연 리스크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
아이디어의 틀
게임을 개발하다보면 다양한 구성원(기획자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들로부터, 그리고 외부로부터 다양한 의견과 피드백을 받게 된다.
어떤 피드백은 정말 독창적이고 재밌어보여서 팀원들도 그 아이디어를 적극 차용해보자고 얘기할 수 있다. (실제로 그 정도의 피드백을 본 적은 없지만)
그런데 그 피드백을 적용하기 전에 반드시 해야할 게 있다. 그 아이디어가 ‘우리 게임에 정말로 잘 어울릴까’라는 물음을 먼져 던져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라는 게 분명하다고 해도 막상 우리 게임에 적용해보면 생각보다 융화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플레이어의 경험이 나빠져서 악효과가 난다.
그렇다면 이렇게 ‘좋아보이는 아이디어를 먼저 검증’하기 위한 기준을 어떻게 정하면 좋을까?
바로 이때 등장하는 게 ‘기둥들’이다.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서 이 기둥들과 하나하나 연결해보며 좋은 연결고리가 있는지 찾아본다. 만약 좋은 융화지점이 보인다면 아이디어는 차용하면 된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보여도 기둥들과 접점이 없다면 아쉽지만 아이디어는 버려야 한다.
무리해서 아이디어를 적용했다가는 나중에가서 그동안 개발한 걸 다 들어내야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일은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한다.
개발 기간이 길어질수록 프로젝트의 수명이 위태로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큰 볼륨의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건 신중할수록 좋다.
정말로 우리 게임에 적절한 아이디어인지 가리는 기준으로써 기둥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명작 게임의 기둥들
모든 게임이 ‘게임 디자인 기둥’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수 있지만, 명작 게임들은 이러한 탄탄한 기둥들을 가지고 있다.
MAX PEARS라는 게임 디자이너는 2017년 기고한 글에서 ‘The Last Of Us’, 그리고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기둥을 각각 아래와 같이 정리한 바 있다.
The Last Of Us
- 크래프팅: 라스트 오브 어스 세계관에서 탄약은 한정적이다. 플레이어는 월드 곳곳에 흩어진 아이템들을 수집해 크래프팅을 하는 게 권장된다. 크래프팅의 결과물로 생성된 아이템들을 이용해 적의 주의를 끌거나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다. 디스토피아 세계관 특성상 언제나 물건이 희소한 환경이라는 점과 잘 어울린다.
- 스토리: 라스트 오브 어스는 내러티브가 이끄는 선형적 구조의 스토리텔링 게임이다. 크래프팅과 마찬가지로 스토리도 라스트 오브 어스 세계관 곳곳의 요소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가령, 이 게임의 이야기는 플레이어가 써내려가는 스토리(Player-Lead)가 아니라 두 명의 메인 주인공의 이야기를 따라간다는 점(Writer-Lead)이다.
- 인공지능 조력자: 플레이어는 스토리에서 이끄는대로 여정을 진행하면서 잠깐이라도 함께 다니는 캐릭터들(대표적으로 엘리)과 함께 깊은 감정적 교감을 나누게 된다.
- 은신: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는 전투도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매 전투에 ‘적극적’이라면 게임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라스트 오브 어스에서는 플레이어가 은신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더 수월하게 이 세계를 헤쳐나갈 수 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 탐험: 플레이어는 월드를 탐험하며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다. (심지어 튜토리얼을 이미 마친 곳도 갈 수 있다.) 암벽을 등반하거나, 수영하거나, 달리거나,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여정 도중에 환상적인 비주얼의 광경도 마주할 수 있다.
- 보물상자: 플레이어는 월드를 돌아다니며 끊임없이 귀중한 물건을 발견하며 이를 획득한다. 주운 무기는 언젠가 무서질 것이며, 음식을 먹지 않으면 체력을 채울 수 없다. 야생의 숨결 세계관의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값진 ‘보물상자’를 계속 발굴해내야 한다.
- 다양한 옵션: 야생의 숨결에서는 전투를 하거나 퍼즐을 풀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단 ‘한 가지 방법’만 존재하지 않는다. 플레이어가 상상할 수 있는 그 이상의 다양한 행위를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플레이어는 눈앞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볼 수 있다.
- 전투: 필자는 야생의 숨결의 기둥 중 하나로 ‘전투’를 꼽았다. 수많은 전투 방식, 매번 새로운 적들의 출현은 플레이어를 즐겁게 한다. 그리고 ‘전투’는 야생의 숨결 세계관과 상호작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기둥으로써 손색이 없다.
위의 두 개의 ‘게임 디자인 기둥 분석’은 Max Pears의 글을 번역한 것이며, 우리 말 뉘앙스에 맞게 일부 표현을 의역했다.
사실 위의 기둥들은 게임 개발사가 개발 단계에서 고려한 기둥들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기둥 분석은 실제 게임 결과물을 보고 플레이어가 느낀 ‘잘 된 점’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개발자의 정확한 의도는 알기 어렵다.
그러나 이렇게 기둥을 정리해보고 잘 살펴보면 각기 다른 요소들이 서로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플레이 경험이 있는 게임의 기둥 분석
‘The Last Of Us’나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누구나 인정하는 이 시대 최고의 게임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명작 게임’이 아닌 게임들은 기둥을 분석하기에 부적절할까? 그렇지는 않다.
필자가 이 블로그를 소개하면서 언급한 몇 개의 게임이 있다. 그 게임들에 관해서도 얼마든지 기둥 분석을 할 수 있다.
이 글을 읽은 독자 분들도 스스로 즐기고 계신 게임을 되돌이켜보며 ‘기둥들’이 무엇이 있을까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를 데려가 줘, 던전으로!!
- 캐릭터: 이 게임의 주인공은 플레이어와 여주인공 ‘유나’다. 던전을 탐험해야하는 이유가 있는 유나는 이야기를 진전시키는 인물이며, 유나가 이 세계에서 하는 행동들은 플레이어가 하는 경험에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
- 일러스트: ‘나를 데려가 줘, 던전으로!!’는 매력적인 일러스트가 특징이다. 특히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는 서비스씬이나, 라이브 2d를 지원하는 h씬 등은 이 게임의 일러스트를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 카드 전략: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카드의 효과를 잘 비교하면서 가장 ‘전략적’인 카드 덱을 꾸려야 한다. 그리고 전투할 때 어떤 순서대로 카드를 낼 지 전략적인 전투가 요구된다. 카드 전략이 실패하면 던전을 클리어할 수 없게 되고, 그 결과 치욕적인(?) 패배 일러스트를 보게 된다.
- 선택의 중요성: 한 층 한 층 던전을 공략할 때마다 플레이어는 다음 스테이지를 선택할 수 있다. 스테이지에서 얻은 보너스를 잘 꾸려야 보스전에서 유리한 싸움을 이끌어갈 수 있다.
창세기전 외전: 템페스트
- 스케줄 육성: 플레이어는 ‘샤른 호스트’의 입장에서 각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한 최적의 스케줄을 고려할 수 있다. 육성 시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내 파티로 포함시켜서 호감도도 함께 높여줄 수 있다.
- 캐릭터: 템페스트는 전형적인 하렘물 구성의 남성향 게임이며 8~9명의 히로인을 공략할 수 있다. 각 캐릭터는 고유한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으며 캐릭터와 쌓은 호감도에 따라 템페스트의 엔딩에서 맞이하는 스토리도 소폭 변화하게 된다.
- 스토리: 템페스트의 스토리가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스토리의 각 사건은 템페스트의 시스템 전반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가령 특정 캐릭터가 합류한다든지, 오파츠에 해당하는 타로카드를 획득하는 등의 사건은 모두 메인 스토리와 연관성이 크다. 캐릭터에 대해 애착을 느낄 수 있는 건 히로인마다 스토리가 존재하는 덕분이다.
- 컷신: 템페스트는 창세기전 시리즈 중 최초로 가장 많은 컷신과 영상을 동원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스토리 중간중간 중요한 장면이나 서비스씬 등에서 컷신을 볼 수 있으며 특히 게임 종막부에 해당하는 스토리에서는 대부분의 스토리가 이러한 컷신으로 구성되었다.
- 어드벤처: 플레이어는 ‘안타리아’라고 하는 월드 전역을 돌아다닐 수 있으며 마을에서 보물상자를 획득하거나 무기나 소모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밖에도 마을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거나 던전을 공략한 뒤 전설의 무기를 얻을 수도 있다.
게임 디자인 기둥 연결하기
위와 같이 게임 디자인 기둥 분석을 마치고 기둥을 4~5개 찾아냈다고 해서 게임 디자인 기둥 기획이 끝난 게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게임 디자인 기둥은 서로 상호의존적이자 상호보완적이다. 즉, 기둥들 간의 ‘조화’가 중요하다.
A라는 기둥은 B라는 기둥과 잘 어울리지만 C라는 기둥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거나 상성이 반대일 수도 있다.
아니면 처음에는 모든 기둥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컨셉이, 꼼꼼히 살펴보니 게임 경험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각 기둥이 ‘플레이어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는지’, 그리고 ‘각 기둥간에 어떻게 관계가 맺어지는지’ 분석하는 일이다.
PEGs, 아이디어, 그리고 관계
위의 ‘템페스트’의 예를 들어보자.
필자는 템페스트의 기둥 중 하나로 ‘스케줄 육성’을 꼽았다. 스케줄 육성이란 템페스트에서 정해진 기간(한 달) 내에 캐릭터의 스테이터스를 높이거나 마법을 배우기 위한 ‘훈련’ 과정이다.
템페스트 스케줄 육성을 통해 플레이어가 느끼는 경험은 크게 아래의 세 가지가 있을 것 같다.
- 보는 즐거움: 훈련을 하는 캐릭터마다 귀여운 액션을 취한다. 마치 태권도장에 보낸 아이의 시범을 보는 느낌이다. 귀엽다.
- 복불복: 훈련 결과는 캐릭터의 컨디션에 좌우되기도 하지만 언제나 ‘실패’의 리스크가 있다. 실패할 가능성이 있으니 ‘눈을 뗄 수 없다.’
- 육성의 즐거움: 캐릭터 육성은 농사와 같다. 잘 짠 육성 전략 덕에 캐릭터가 쑥쑥 성장하면 자연히 흐뭇한 기분이 들게 된다.
위의 세 가지를 템페스트가 원래 의도했던 ‘스케줄 육성’의 즐거움이라고 가정하자.
플레이어가 위처럼 경험을 느끼도록 만들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다양하게 있을텐데, 그중에서 대표적인 아이디어를 꼽아보았다.
- A: ‘육성’은 실패할 수 있어야 한다. 육성의 성공 확률은 항상 100%가 아니다.
- B: 캐릭터는 귀엽게 묘사되어야 한다.
- C: 캐릭터는 ‘움직여야’ 한다. 육성을 위해서는 행동력이라고 하는 시간을 투자하게 되는데, 캐릭터는 시간에 따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필자는 아이디어를 A~C로 세 가지를 내 보았다. 그렇다면 이 아이디어 A, B, C들은 서로 어떤 것들이 연관관계가 있을까?
필자는 이중에서 A와 C를 연결해보았다.
A - C : 캐릭터는 어떠한 '동작'을 취한다. 실패 동작은 꽈당 넘어지거나 불에 머리가 홀랑 탈 수 있다.
육성에서 실패한 캐릭터가 넘어진다든지, 자신이 다루는 화염 마법에 머리가 홀랑 탄다든지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육성에서 실패한다는 건 플레이어에게는 ‘짜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만약 이런 귀여운 애니메이션의 캐릭터가 보인다면 플레이어는 그 귀여움에 그냥 용서해줄지도 모른다.
B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되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A와 C와 아직은 연결하기 어렵지만, 또 다른 기둥들의 아이디어와 만나면 훌륭한 아이디어로 재탄생할 수 있다.
글을 마무리하며
이번 글에서는 게임 디자인 기둥에 관해 정리해보았다.
게임 디자인 기둥을 정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기획하는 단계라면 이미 기존에 시장에 출시된 게임을 분석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인 기둥 찾기 연습을 거듭한다면 아마 새로운 게임을 기획할 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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