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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더스트2」ㆍ로맨스와 천박함 사이

브라운더스트2 표지

게임 소개

제목: 브라운더스트2 (BrownDust II)

장르: 어드벤처, 턴제, JRPG, 전략

개발: GAMFS N

퍼블리셔: NEOWIZ

공식 홈페이지: 링크

출시일: 2023년 6월 21일

등급: 15세 이용가 -> 18세 이용가(2024/04)

한국어 지원: O

추천 플레이어

  • SRPG 등 전략 요소가 가미된 게임을 좋아하는 분
  • 턴제 RPG를 좋아하는 분
  • 브라운더스트의 그림체를 좋아하시는 분
  • 기존 시리즈를 해 보신 분
  •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줄거리

오래 전 카리안 제국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다섯 왕국의 통치 하에 평화로웠던 스베른 대륙.

하지만 어두운 마력의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우며,
다섯 왕국의 운명은 서서히 뒤틀려간다.

커져가는 전쟁의 불씨 속에서 긴장은 점차 고조되고,
이윽고 운명의 섬뜩한 마수가 평화로운 루고 마을로 향하게 되는데…

(솔직히 줄거리는 천족과 마족의 그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브라운더스트 2는 약초꾼 소년 라텔이 흑마법사를 쫓는 소녀, 유스티아와 함께 운명에 이끌려 모험의 여정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다.

메인 스토리는 ‘흑마법사’라는 이름의 명확한 빌런이 있고, 그 빌런을 쫓기 위해 동료가 모이는, 전형적인 왕도 스토리를 채택하였다.

아쉽게도 메인 스토리는 서사적으로 신선한 게임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전형적인 선역과 악역이라는 구분. 주인공의 먼치킨적인 능력과 뻔해 보이는 스토리 전개 때문이다.

하지만 외전에 해당하는 ‘캐릭터팩’, ‘스페셜팩’ 등의 콘텐츠 스토리는 이와 달랐다.

유스티아가 이세계의 한 학교로 빨려들어가는 이야기부터, B급 아이돌들이 괴수의 방해로 공연에 못 나가는 해프닝까지.

이런 가볍고 코믹한 이야기가 진정한 브라운더스트2 스토리의 진정한 매력처럼 느껴졌다.

스토리 말고도 브라운더스트2만의 다양한 시스템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게임 팩 시스템

게임 팩을 교환하며 지금 플레이하는 스토리를 스위칭

브라운더스트2는 특이하게도 ‘게임 팩(Game Pack)’이라는 개념을 갖고 있다.

‘게임샵’이라고 하는 곳에 들어가면 그 곳에서 브라운더스트2 스토리의 ‘게임 팩’을 구매할 수 있다.

메인 스토리도 예외는 아니다. 메인 스토리도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신규 챕터의 게임 팩을 구매해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구매한 게임 팩은 슬롯에 끼울 수 있는데 슬롯에 끼울 수 있는 게임 팩은 단 한 가지다.

새로운 게임 팩을 플레이하고 싶다면 기존의 게임 팩을 끝까지 플레이하거나, 도중에 게임 팩을 교체해야 한다.

굳이 게임 팩을 교체하기는 귀찮으니, 기존 게임 팩을 끝까지 플레이하도록 유도하는 느낌이다.

잘 꽂히지 않는 그 감성까지도 그대로 재현

사실 게임 팩 시스템은 번거로운 시스템이다.

내가 원하는 스토리로 스위칭하는 데 굳이 없어도 될 절차를 하나 추가했기 때문이다.

플레이 흐름상 다소 불편하기는 하지만 나는 이 시스템이 꽤 마음에 들었다.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게임이 활성화되기 전, 하고 싶은 게임을 하려고 게임기에 게임 팩을 꽂아서 했던 아날로그 감성이 느껴져서다.

팩이 잘 꽂히지 않아서 여러 번 터치하기를 유도하는데, 터치할 때마다 캐릭터 뽑기를 할 수 있는 수정을 준다.

감성도 살리고 보상도 주니 일석이조다.

게임 팩이 잘 꽂히지 않아서 후- 후- 불어서 게임팩을 꽂았던 그 감성도 브라운더스트는 잘 살렸다.

게임 팩을 연타하면 연타할 때마다 30수정씩 들어오는데, 6번 연타하면 그만 제대로 꽂혀버리고 만다. (이런 연타는 100번은 하게 해줘도 좋았을텐데 아쉽다.)

어쨌든 이런 아날로그 감성을 모바일 게임에서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반갑기도 하고 신선했다.

게임 팩을 번갈아 꽂아가며 게임을 했던 플레이어라면 브라운더스트2 개발자들의 센스에 감탄을 할 지도 모르겠다.

네오위즈의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도 그렇고, 브라운더스트2도 그렇고, 게이머에 대한 리스펙트(존중)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캐릭터

브라운더스트2만의 개성있는 그림체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고퀄리티 서브컬처 게임이 쏟아져나오면서 한 가지 골칫거리가 생겼다.

그림체만 봐서는 대체 어느 게임의 누구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분명히 훌륭한 퀄리티의 아트이기는 하지만 일러스트만 봐서는 대체 어떤 게임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브라운더스트2는 브라운더스트1때부터 이어져 온 그림 스타일이 그대로 계승되어 이런 점에서는 좋았다.

모에로 더 한 발짝

브라운더스트1의 그림체가 ‘모에풍’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고개를 저었을 것 같다.

반면 브라운더스트2는 확실히 모에를 중시하는 서브컬처 소비자를 타깃으로 한 일러스트를 선보이고 있다.

그림체가 전편에 비해 일본풍에 가까워졌다든지 크게 달라진 건 아니지만 어디에서 그렇게 느꼈던 것일까?

(좌측) 유스티아, (우측) 세이르

유스티아를 보면, 토끼귀를 연상시키는 긴 귀의 후드에 짧은 교복치마. 등에는 목검을 메고 있고 입에는 식빵을 물고 있다.

이 코스튬은 유스티아의 원래의 캐릭터성(엄격한 얼굴을 한 진지한 기사)과는 괴리가 있다.

하지만 여고생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코스튬과 맥락이 유스티아의 기존의 이미지와는 완전히 반전되어, 한껏 귀엽고 사랑스러워졌다.

특히 입에 물고 있는 식빵을 순식간에 다 먹어버리는 유스티아의 먹보(?)같은 행동은 유스티아를 더 매력적으로 보여준다.

즉, 브라운더스트2는 유스티아에게 갭 모에(Gap Moe)를 느끼게 해 유스티아를 한껏 모에하게 보이게 연출하고 있다.

우측의 세이르는 B급 아이돌이라는, 어찌보면 부끄러운 이명을 가지고 있는 아이돌 캐릭터다.

B급이라는 수식어 답게, 세이르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고 무언가 나사 하나 빠진 듯한 모습이다.

그렇기 때문에 울음이 터지고 자신감이 부족한 세이르가 더더욱 모에하게 느껴진다.

우측의 필살기 컷인에서 사용된 한 장의 스틸컷은, 이러한 세이르의 캐릭터성을 아주 잘 살려서 보여주고 있다.

브라운더스트2의 이러한 전략이 유효했던 걸까? 처음에는 크게 관심없었던 나도 이런 캐릭터들을 뽑기 위해 열심히 수정을 파밍하게 되었다.

노골적이어서 좋으면서도 아쉬운 섹스 어필

나는 섹스 어필을 좋아한다.

그림뿐만 아니라, 대사나 맥락, 상황, 표정, 시간의 경과 등. 섹스 어필을 만들 수단은 여러가지다.

특히 다양한 요소를 절묘하게 배치해 처음에는 잘 모르더라도, 자세히 보면 볼수록 감탄이 절로 나오게 연출한 그런 섹스 어필을 좋아한다.

하지만 브라운더스트2의 섹스 어필은 너무 노골적이다.

한 눈에 가슴이 팍! 하고 들어오고, 팬티가 보이게 하는 구도를 잡는 연출은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기에, 오히려 저렴한 섹스 어필처럼 느껴졌다.

(좌측) 에레니르, (우측) 헬레나

혹시나 개발자 분이 이 글을 보시면서 오해할까봐 말하지만, 나는 이러한 시도는 좋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앞으로도 계속 이런 섹스 어필을 포기하지 말고 시도해주기를 희망한다.

내가 아쉬운 건, 마치 캐릭터가(또는 개발자가) ‘대놓고 보여주고 싶어서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졌던’ 부분이다.

캐릭터 저렇게 가슴팍을 확 숙이거나, 짧은 스커트를 입고 엉덩이를 좌, 우로 흔드는 건 노골적이기에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진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저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섹스 어필 콘텐츠의 핵심은 ‘부끄러움’이다. 부끄러움이 결핍된 섹스 어필은 모에보다는 캐릭터를 꽃뱀처럼 보이게 한다.

만약 에레니르가 가슴을 숙이고 나서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보여줬다는 것을 깨닫고 부끄러워하며 가슴을 가리는 연출이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연출을 그렇게만 바꿔도, 에레니르가 자신도 모르게 무대 동작을 하다가 가슴을 보여줬다는 맥락이 전달되어서 연출이 저렴해보이지 않았을 것 같다.

헬레나도 마찬가지로 팬티의 판치라 연출은 좋았지만 카메라 구도가 너무 엉덩이를 중심에 두고 있고 엉덩이를 흔들기 때문에 대놓고 보여준다는 느낌이었다.

헬레나가 엉덩이를 흔드는 대신, 점프를 하면서 팬티가 살짝 보이거나, 또는 카메라가 헬레나의 엉덩이보다는 다른 곳에 포커스를 두고 있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 이런 덕력을 더욱 쌓은 개발자 분들의 신선한 연출을 기대해 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런 걸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더 잘 해주셨으면 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섹스 어필 포기한다고 안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게임 접어버릴거다…)


전략성

브라운더스트2는 턴 방식을 채택한 SRPG다.

타일 위에 미리 정해져 있는 배치와 스킬 등을 이용해 승리를 이끌어야하는 게임이다.

전투는 아군의 모든 행동이 끝나면 적의 행동이 진행되고, 적의 행동이 끝나면 다시 아군의 턴이 돌아온다.

최대 10턴까지 행동을 주고받을 수 있으며 이때까지 적을 전멸시키지 못하면 전투 실패 처리된다.

따라서 주어진 턴 동안 아군의 스킬과 적의 스킬을 고려해 승리로 이끄는 것이 브라운더스트2의 핵심 전략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호? 불호? 명과 암이 존재하는 시스템

그런데 문제는 이 게임이 ‘모바일게임’이라는 데 있다.

아군 캐릭터 5인을 포함해, 적 진영에 있는 캐릭터를 하나하나 터치해가며 예상 공격 유닛과 그 스킬을 파악하는 건 꽤 피곤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오해하지 말길. 난 이 시스템이 리니지라이크보다 100배는 더 잘 만든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오직 캐릭터의 강함 하나만으로 무지성 무전략 플레이 콘텐츠를 만드는 게임들은 게임이라기보다는 식물 키우기에 가깝다.

브라운더스트2의 전략성은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어쩌랴. 전투 한 번 한 번이 피곤하게 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예측 결과’ 페이지를 제공해, 이대로 전투를 하게 되면 아군 및 적군의 누가 K.O를 당하게 될 지 보여주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예측 결과를 알게 되면 최소한 이대로 턴을 마쳐도 좋을지, 아니면 누군가의 희생을 막기 위해 어떻게든 머리를 비틀어 전략을 짜지 않을까하는 생각 때문이다.

앞으로도 더 재밌는 전략 시스템을 만들어주실 개발자 분들께 미리 파이팅의 말을 건네고 싶다.ㅇ

마을에서의 이동과 대화

브라운더스트2는 쿼터뷰 방식을 채택했다.

마을에서 이동할 때나 전투를 할 때마다 디아블로 시리즈를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물론 디아블로 시리즈에 비교해 캐릭터가 2.5등신밖에 되지 않아 귀엽고 캐주얼하다는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기차놀이

브라운더스트2에서는 최대 5인까지 전투에서 편성해 싸울 수 있다.

그런데 이 5인은 전투할 때 외에도 마을이나 필드에서 이동할 때도 마치 기차처럼 같이 다닌다.

이것은 장점과 단점이 있는데, 장점이라면 이렇게 기차놀이를하는 모습이 귀엽다는(?) 점과, 이 캐릭터가 곧 전투에 출전하다는 직관성이다.

예를 들어, 전투에서 체력이 0이 되어 쓰러진 동료는 부활할 때까지 재사용할 수 없다.

전투에서 리타이어한 동료는 기차놀이에서 빠지게 되기 때문에, 이후의 전투에서 그 동료를 쓸 수 없다는 점을 바로 알 수 있다.

반면에, 브라운더스트2는 필드에 함정이 있거나 원치 않는 필드 선공 몬스터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기차의 길이가 길 수록 당연히 이런 함정을 피해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기차놀이하는 캐릭터들이 여관에 사이좋게 1인 1베드로 누워있는 건 재미있는 장면이다.)

NPC를 들었다 놨다 하는 재능스킬들

브라운더스트2에는 NPC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재밌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재능스킬’이라고 불리는데, 이 스킬을 사용하면 NPC에게서 물건을 훔치거나 물건 가격을 흥정할 수 있다.

친절하게도 가이드북에서 재능스킬에 대해 안내해주며 게임 내에서도 강제조작 튜토리얼로 한 번은 이 기능을 사용해보게 한다.

훔치기는 상대 NPC가 보유한 골드나 기타 아이템을 빼앗을 수 있다.

훔치기를 하기 위해서는 훔치기 재능 스킬을 보유한 캐릭터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등급이 높지 않아도 훔치기 스킬이 있는 캐릭터가 있으니 훔치기는 레벨이 높지 않아도 해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훔치기를 성공해도 얻을 수 있는 재화의 양이 적고 만약 들키면 어떡하지와 같은 쫄깃한 맛이 좀 부족하다는 거다.

흥정은 NPC가 파는 물건의 가격을 모두 일괄 할인해버리는 스킬인데, NPC에게서 물건을 살 때 이만큼 유용한 스킬이 또 없다.

흥정은 훔치기와는 달리 메인 스토리가 꽤 진행되어야 개방된다. (실비아의 합류 시점은 스토리팩 5편에 해당한다.)

그리고 NPC에게서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 게임을 하면서 그다지 필요하지 않기도 해서 흥정 재능스킬이 그렇게 매력적인지는 다소 애매한 측면이 있다.

어쨌든 재능 스킬은 괜히 그냥 지나칠 NPC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는 점에서 잘 만든 시스템이다.

그밖의 재능스킬들 – 브라운더스트2의 시스템을 스킬로 녹여내다

브라운더스트2의 재능 스킬은 ‘훔치기’나 ‘흥정’외에도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요리, 연금술, 장비 제작, 위험 감지, 부활, 탐색 등등…

그런데 이 재능스킬을 잘 보면, ‘장비 제작’이나 ‘요리’와 같은 게임 내 기본 기능조차 캐릭터의 재능 스킬에게 귀속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요리’를 하고 싶다면 어떤 캐릭터가 요리의 재능 스킬을 가지고 있는지 알야아 하고 그 캐릭터에게 직접 요리를 시켜야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스템이 굉장히 번거롭게 느껴졌는데, 전투나 탐험만 해도 조작이 지치는데 그런 스킬까지 발동하는 건 사치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밝히는데 브라운더스트2는 조작과 UX 측면에서 쾌적한 게임은 아니다.)

그리고 재능 스킬은 레벨을 높이지 않으면 할 수 있는게 제한적이다.

특히 요리 재능 스킬은 단계가 낮을 땐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몇 안 된다.

장비 제작 스킬도 애매하다.

뽑기(소환)를 하면 고등급 장비도 금방금방 얻지만, 장비 제작 스킬은 저레벨일수록 만들 수 있는 장비 수준이 꽤 형편없다.

나같은 경우, 재능 스킬 사용 자체가 번거로워서 자주 하지 않게 되었다.

잘 만든 시스템이 조작감이 좋지 않아 외면받게 된다는 점에서 다소 안타까웠다.

스토리

이 글의 서두에서 나는 브라운더스트2의 메인 스토리가 꽤 아쉬웠다고 이야기했었다.

그러나 스토리 재미와는 별개로 브라운더스트2의 대화 시스템이나 임시 동료 시스템은 배울 점이 많다.

인상깊었던 몇 가지 부분을 여기에서 소개한다.

대화 시스템

브라운더스트2의 강점은 매력적인 일러스트다.

대화를 할 땐 일러스트와 대사만을 이용한 다이얼로그 시스템을 사용하거나, 일러스트와 말풍선을 이용한 대화 시스템을 사용하는 걸 볼 수 있다.

특히 좌측처럼 캐릭터 뒷모습 일러스트가 보이는 대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캐릭터의 뒷모습 포트레이트까지 그려서 대화에 활용하는 게임은 몇 없기 때문이다.

캐릭터가 서로 마주보고 대화를 하는 정황에서도 캐릭터 두 명 다 앞만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는 게임이 더 일반적이다.

브라운더스트2에서는 캐릭터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사선으로 배치해서 캐릭터의 대화가 더 실감나게 만들어놓았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만들어 놓고도 뒷모습 연출은 잘 사용하지 않던데, 다소 리소스 낭비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 포트레이트 없이 2.5등신 캐릭터와 그 얼굴 아이콘으로만 대화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브라운더스트2의 2.5등신 캐릭터는 퀄리티가 높지 않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굳이 강점(일러스트)이 있는데, 약점(2.5등신 캐릭터)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느꼈다.

임시 동료 – 스토리상 합류한 동료는 전투에서도 쓸 수 있다

좌측의 캐릭터 편성을 보면 실비아(분홍머리의 소녀)가 ‘임시’라는 태그가 달린 채 편성된 걸 볼 수 있다.

우측의 현재 활성화된 유닛이 바로 ‘임시 편성’된 실비아다.

브라운더스트2에서는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잠깐 동료가 되는 캐릭터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올슈타인, 루, 실비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은 스토리상으로만 동료가되는 게 아니라, 전투에서도 동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스토리에서는 동료가 된 캐릭터가 전투에서는 따로국밥처럼 아예 등장하지 않는 어색한 경우는 브라운더스트2에서는 볼 수 없다.

그렇다면 브라운더스트2에서는 왜 이렇게 했을까?

첫째로, 스토리상으로 동료가 된 맥락을 지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스토리에서는 같이 싸우는 캐릭터가 막상 전투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게임을 우리는 너무 많이 봐 왔다.

스토리와 전투의 맥락을 연결짓게 되면 전투를 할 때 스토리가 이어지는 느낌이 들어 체감이 좋아지게 된다.

둘째로, 임시 동료로 합류한 캐릭터를 실제로 전투에서 사용해볼 수 있게 함으로써 캐릭터 수집욕을 자극하기 위해서다.

사실 첫 번째 이유보다는 이 두 번째 이유가 임시 동료 시스템이 있게 만든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직접 써보고 뽑는 게 캐릭터를 사용해보지도 않고 뽑는 것보다 훨씬 친절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마치 한 번도 먹어보지 않은 만두를 사 먹는 것보다, 시식코너에서 한 번 먹어본 만두를 집어들게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호요버스의 ‘붕괴 3rd’, ‘원신’, 그리고 ‘붕괴 스타레일’ 모두, 신규 캐릭터가 등장하면 캐릭터 체험 스테이지를 반드시 제공한다.

앞으로도 잘 만든 캐릭터 수집형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시스템을 적극 채용할 것을 고민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쉬운 점

지금까지 브라운더스트2만의 독특한 시스템이나 콘텐츠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대체로 다양한 매력을 보유한 게임이지만, 여전히 불편하거나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현재 버전(1.35.8)을 기준으로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을 적어보았다.

세심하지 못한 보이스 선정

캐릭터의 매력을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 두 가지를 꼽으라면, 역시 외양(그림체)와 보이스(목소리)를 꼽을 것 같다.

브라운더스트2의 그림체는 훌륭하다. 하지만 보이스는 잘 어울리지 않거나 발음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 등 세심히 신경쓰지 못한 티가 난다.

특히 메인 히로인에 해당하는 ‘유스티아’의 보이스가 이런 느낌을 주어 아쉬웠다.

과금 상품 위주의 UI 구성

브라운더스트2의 UI를 보면 좌측, 우측, 그리고 아래마저도 ‘과금’과 관련된 버튼이 가장 잘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과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것일까?

실제로 브라운더스트2의 출시 이후 가장 혹평을 받은 게 바로 ‘과금 관련 평가’였다.

매달 결제하는 가성비 상품으로 꼽히는 ‘월정액 상품’의 가격이 약 5~6만원에 육박했으니, 말이 안 된다.

(참고로 블루 아카이브는 월정액 상품 두 개를 구매해도 15,000원이면 충분하고 그마저도 스토어 할인을 자주 하는 편이다.)

콘텐츠 진입 등 중요한 버튼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과금 상품을 제외하고 나머지 버튼을 보자.

캐릭터의 스킬을 이용한 전략성을 중시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화면으로 들어가는 버튼은 찾아볼 수가 없다.

심지어 스토리로 진입하는 ‘스토리 팩’ 아이콘은 다른 UI 배너와 겹쳐져 잘 보이지도 않는다.

이래서야 잘 만든 게임이 껍데기만 봐서는 돈에 미친 게임처럼 보이지 않겠는가?


총평

필자가 매 스테이지마다 고정 출현시키고 있는 리아트리스. 목소리도 매력적이지만 성능도 3X3 범위 공격으로 아주 훌륭하다.

브라운더스트2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리니지라이크’식 BM을 채택하지 않고 전략 수집 SRPG를 표방하는 게임이다.

매력적인 일러스트, 그리고 캐릭터 스킬을 주고받는 전략성을 강점으로 한 독특한 게임이다.

특히 전작보다 확연히 모에화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은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개선해야할 부분도 있으며 특히 과금 상품과 유저편의성 측면에서는 아직은 좋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울 것 같다.

기본적으로 잘 만든 게임이고 충분히 매력이 있는 게임인 만큼, 앞으로도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줄이며 꾸준히 롱런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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