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저번 글에서는 미장센의 힘에 관해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원하는 장면에 ‘미장센’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법을 사용해야 하는 것일까?
미장센을 부여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카메라 워크’라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영상매체는 관객의 눈과 귀를 통해 전달된다. 이는 영화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그리고 앞선 글에서 소개한 인터랙티브 노벨 등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그렇다면 감상자(플레이어)의 눈이 되어 줄 카메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영화 산업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시나리오를 비롯해 카메라의 움직임과 구도 등 다양한 부분에서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게임 업계에서 쓰이는 많은 영상학 관련 용어도 주로 영화 업계에서 차용해오고 있을 뿐, 게임에 적합한 언어와 문법으로써 명확하게 정리되어 쓰이는 것 같지는 않다.
이번에 소개할 용어와 그 사전적 정의가 게임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맞지 않는 지점도 있겠지만, 미장센에 관해 기본 개념을 잡고자 영화학을 공부하는 것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고백하건대, 필자는 영화에 관해 전문가가 아니다.
영화감독이 될 생각도 없으며, 오직 ‘내가 만들 게임에서 미장센을 만들기 위해’ 옆동네인 영화 산업이 고민해 온 흔적들을 인용할 뿐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게임학’이라고 하는 분야에서 파생되는 개념이, 반대로 영화학에서 수용하게 되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
목차
카메라 워크의 종류
카메라 워크(camera work)는 영화, 텔레비전, 비디오 등 영상매체에서 카메라의 움직임과 배치를 의미한다.
카메라 워크는 크게 다섯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카메라 워크 – 앵글
일반적인 경우 카메라는 수평에서 대상을 촬영할 것이다.
그러나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거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수도 있다.
그러한 촬영 기법은 아래와 같은 효과를 일으킨다.
- 올려다보기(Up shot) : 힘, 경외심, 두려움의 감정이 유발되며 대상이 더 지위가 높아 보인다.
- 내려다보기(Down shot) : 대상에게서 힘을 빼앗고, 취약하고 불쌍해보이는 느낌을 만든다.
단순히 카메라의 각도(앵글)만 다르게 했을 뿐인데 어떻게 이런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일까?
카메라 워크는 카메라의 각도 조정 및 이동에 따라서 단일 변수만이 조정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올려다보기에서 바라보는 시선과, 내려다보기에서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대상 배경과 인물에 비치는 빛의 움직임, 사물의 개수, 사물의 비율 등등도 종속적으로 달라진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도록 하자.
카메라 앵글의 종류
번호 | 카메라 앵글 | 설명 |
---|---|---|
1 | Wide (와이드) | 피사체를 넓은 환경 속에서 보여주는 샷. 공간감과 장면의 배경을 강조. |
2 | Long (롱) | 피사체 전체와 그 주변을 포함하는 샷. 인물의 전체적인 모습과 행동을 보여줌. |
3 | Medium (미디엄) | 피사체의 허리 위쪽을 보여주는 샷. 인물의 표정과 몸짓을 적절히 보여줌. |
4 | Cowboy (카우보이) | 카우보이 샷은 허벅지 중간, 엉덩이 바로 아래에서 머리 꼭대기까지 촬영하는 기법. 프레임에서 배우의 얼굴과 허리에 총을 두른 서부 영화에서 사용된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캐릭터의 손이 보이므로 긴장되는 상황으로 연결짓기 용이하며, 인물의 감정 묘사도 잘 드러나는 편. |
5 | Tight (타이트) | 얼굴의 일부나 특정 부분을 매우 가깝게 보여주는 샷. 감정과 디테일을 강조. |
6 | Detail (디테일) | 피사체의 극히 작은 부분을 클로즈업하여 보여주는 샷. 중요한 디테일을 강조. |
7 | Low (로우) | 카메라를 낮은 위치에 두고 위쪽을 바라보는 앵글. 피사체를 더 크고 강력하게 보이게 함. |
8 | High (하이) | 카메라를 높은 위치에 두고 아래쪽을 바라보는 앵글. 피사체를 작고 약하게 보이게 함. |
9 | Dutch (더치) | 카메라를 의도적으로 특정 방향으로 기울여서 촬영하는 기법. 촬영 대상의 심리적 불안감을 묘사하거나 긴장되는 상황을 연출할 때 사용. |
10 | Over the Shoulder (오버 더 숄더) | 한 인물의 어깨 너머로 다른 인물을 보여주는 샷. 대화 장면에서 자주 사용. 그룹 대화 장면에서 특히 효과적이며 어떤 캐릭터가 서로 대화하는지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
11 | POV (Point of View, 포인트 오브 뷰) | 특정 인물의 시점을 보여주는 샷. 관객이 그 인물의 시각으로 장면을 경험하게 캐릭터의 관점을 취하고 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마음 상태를 이해할 수 있게 함. |
12 | Cutaway (컷어웨이) | 메인 액션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장면이나 디테일을 보여주는 샷. 맥락을 추가하거나 정보 제공을 위해 사용. |
모든 카메라 앵글을 알아두면 당연히 좋겠지만, 이중에서 특히 게임에서 활용하면 좋아 보이는 앵글은 아래와 같다.
- Cowboy: 다이얼로그 씬에서 캐릭터 배치
- Tight: 캐릭터 얼굴 클로즈업 상황
- Over the Shoulder: 캐릭터 대화 상황
- POV: 1인 시점 일러스트 묘사 시
- CutAway: 서스펜스나 공포 장르 등에서 활용
카메라 워크 – 샷
영상매체는 수많은 사진(프레임)들의 연속이다.
하나의 장면(프레임)을 ‘컷(cut)’이라고도 하고 ‘샷(shot)’이라고도 부른다.
이때 샷 사이즈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장면의 느낌도 굉장히 달라진다.
한 마디로 샷 사이즈는, 카메라 안에 담기는 화면의 크기라고 볼 수 있다.
샷의 크기가 달라지면 한 프레임 안에 담을 수 있는 대상의 크기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클로즈 업을 하면 프레임 안에 인물이 꽉 차게 된다.
반면에 롱 샷을 쓰면,프레임 안에 담기는 인물의 크기가 작아진다. 그만큼 화면에서 배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지게 된다.
샷 크기는 단순히 인물 또는 사물의 크기를 다르게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게 아니다.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싶은가’ 하는 연출가의 의도에 따라 샷 사이즈가 결정되기도 한다.
샷 사이즈의 종류
번호 | 카메라 샷 | 설명 |
---|---|---|
1 | Extreme Long Shot (XLS) | 피사체가 배경의 일부로 보일 정도로 먼 거리에서 촬영한 샷. 넓은 환경과 배경을 강조. |
2 | Long Shot (LS) | 피사체 전체와 그 주변 환경을 보여주는 샷. 인물의 전체적인 모습과 배경을 동시에 강조. |
3 | Medium Long Shot (MLS) | 무릎 위에서 머리까지를 보여주는 샷. 인물의 동작과 주변 환경을 적절히 강조. |
4 | Mid Shot (MS) | 허리 위에서 머리까지를 보여주는 샷. 인물의 표정과 몸짓을 적절히 강조. |
5 | Medium Closeup (MCU) | 가슴 위에서 머리까지를 보여주는 샷. 인물의 표정을 더 자세히 강조. |
6 | Closeup (CU) | 얼굴 전체를 보여주는 샷. 인물의 감정과 디테일을 강조. |
7 | Big Closeup (BCU) | 얼굴의 특정 부분이나 얼굴 전체를 아주 가깝게 보여주는 샷. 인물의 감정과 디테일을 매우 강조. |
8 | Extreme Closeup (ECU) | 얼굴의 일부나 매우 작은 디테일을 클로즈업하여 보여주는 샷. 중요한 디테일을 극적으로 강조. |
이러한 숏 사이즈는 ‘카메라 앵글’과 함께 만나 독특한 장면을 연출하는 데 사용된다.
관객(또는 플레이어)과 인물 간의 거리가 가깝다면 그만큼 캐릭터와의 심리적 거리도 가까워진다.
롱 샷에서는 캐릭터의 감정을 느끼기 어렵지만, 클로즈업에서는 캐릭터의 표정 하나하나의 변화까지 두드러지게 보인다.
카메라 워크 – 이동
카메라는 사물을 담는 매개체이기도 하지만, 실감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직접 움직이는 역할도 담당한다.
카메라의 이동이 만들어내는 뷰는 카메라가 좌우로 회전하거나 위아래로 움직이는 등 이동함에 따라 마치 인간의 시선과 다를 바가 없이 움직인다.
보통은 카메라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며 안정적인 퀄리티의 결과물을 얻고자 카메라를 장착한 차량이 활용된다.
하지만 실제 인간이 들고 뛰는 ‘핸드헬드 샷’도 여전히 활용되는데, 실제 인간의 호흡이 느껴지는 듯한 긴박감과 임장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 카메라 기법은 전쟁영화나 공포영화 등에서는 거의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클래식한 기법은 남는 법이다.
카메라 이동의 종류
- 팬(Pan): 카메라를 좌우로 움직여 장면을 스캔하는 것. 주로 풍경이나 넓은 공간을 보여줄 때 사용.
- 틸트(Tilt): 카메라를 위아래로 움직여 장면을 스캔하는 것. 높이와 깊이를 강조할 때 사용.
- 줌(Zoom): 카메라의 초점을 조절하여 대상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것. 시청자의 시선을 옮기는데 효과적.
- 달리(Dolly;Tracking shot): 줌과 달리 카메라를 앞뒤로 직접 움직여 피사체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효과를 주는 것. 감정의 변화를 강조할때 주로 쓰임.
- 크레인(Crane): 크레인 장비를 이용해 높은 곳에서 아래로, 혹은 아래에서 위로 카메라를 이동하는 것. 장면의 웅장함을 강조할때 주로 쓰임.
- 트럭(Truck): 패닝이 카메라의 축이 고정된 채, 좌우로 이동하는 느낌이라면, 트럭은 카메라의 축까지 같이 움직이는 기법.
게임업계에서는 위의 용어를 모두 기억할 필요는 없고, 아래의 용어만 기억해도 충분하다.
- 패닝: 카메라를 상하좌우 평행하게 이동.
- 틸팅: 고정된 축을 기반으로 카메라를 회전.
- 줌(주밍): 카메라를 대상을 중심으로 확대/축소.
게임에서의 사례
지금까지 영상에 쓰이는 다양한 카메라 워크 용어에 관해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카메라 워크가 게임에서는 어떤 식으로 사용 및 표현되고 있을까?
만약 게임 디자이너가 아래와 같은 레퍼런스의 장면들을 연출하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디자이너는 연출가에게 어떤 용어를 사용해야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까?
카메라 워크 – 2D 게임의 경우
초월자를 마주하고 있는 주인공
- 게임명: 인격해체(Depersonalization)
- 상황: 플레이어는 불가사의한 존재 앞에서 1:1로 마주하고 있다.
- 게임 디자이너의 예상 의도: 주인공은 게임 세계관 내에서 아주 강력하면서도 중요한 인물을 마주하고 있다. 주인공은 아직 대상이 아군인지 적인지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 (시선 고정) 상대방은 초월자에 가까운 존재라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외양에서부터 신비로움과 강함이 동시에 드러나기를 희망한다.
- 연출된 카메라 워크
- 카메라 앵글: 하이 앵글(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각도)
- 카메라 샷: 미디엄 롱 샷(머리부터 무릎까지 보여준다)
- 카메라 이동: 고정(캐릭터 및 화면이 움직이지 않는다)
- 게임명: 파이어엠블렘 풍화설월
- 상황: 주인공은 의문의 존재로부터 어떠한 이야기를 건네 듣고 있다.
- 게임 디자이너의 예상 의도: 세계관에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 말을 건네고 있다. 이 인물은 설정상 키가 작지만 이 캐릭터가 가진 신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살짝 높은 곳에서부터 아래를 내려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를 희망한다.
- 연출된 카메라 워크
- 카메라 앵글: 하이 앵글(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각도)
- 카메라 샷: 미디엄 샷(머리부터 허리까지 보여준다)
- 카메라 이동: 패닝(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주인공의 시선이 이동하는 것처럼 카메라가 움직인다)
- 게임명: 붕괴 스타레일
- 상황: 한 강인한 여성이 어떤 존재를 협박하고 있다.
- 게임 디자이너의 예상 의도: 왕좌에 앉아있는 존재는 이 세계에서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존재이다. 그것은 비주얼적으로 붉은 화염으로 통일감있게 그려진다. (쓰러진 캐릭터가 가진 컬러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불꽃의 색상은 동일하다.) 그러나 지금은 왕좌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와 바닥에 엉거주춤 쓰러져 있다. 이는 그가 마주하고 있는 여성이 그만큼 강인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여성은 우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상대방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칼을 올곧게 향하고 있다. 여성의 퍼스널 컬러인 보라색은 쓰러진 남성의 컬러인 레드 계열의 톤과 대비된다.
- 연출된 카메라 워크
- 카메라 앵글: 하이 앵글(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각도)
- 카메라 샷: 롱 샷(피사체 전체와 그 주변환경을 보여준다)
- 카메라 이동: 틸팅(카메라가 약간 기울어져 있어, 마치 더치 앵글처럼 보인다.)
동등한 위치의 인물과 마주하고 있는 주인공
대다수 작품에서 주인공은 해당 작품에서 다른 인물과 다른 처지에 놓여 있다.
- 게임명: 헤븐 번즈 레드
- 상황: 두 명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상황. 한 명의 여성이 나머지 한 명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 게임 디자이너의 예상 의도: 두 명은 서로 동등한 관계로, 어느 한쪽이 더 상급자나 하급자가 아니다. 그러나 두 명은 서로 친하지 않으며,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대화를 하고 있다. 한 명은 주인공의 분신으로, 카메라에 조금 더 가깝다. 나머지 한 명은 주인공 입장에서 마주보고 있는 인물로, 카메라에서 조금 더 멀다. 두 명은 서로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2D 게임 특성상 동일한 정면에 인물을 배치하면 나머지 한 명이 가려지기 때문에 일부러 대각선으로 바라보도록 인물을 배치한다.
- 연출된 카메라 워크
- 카메라 앵글: 오버 더 숄더(하나의 인물의 어깨 너머로 바라보는 각도)
- 카메라 샷: 미디엄 클로즈업(피사체의 가슴 위부터 머리 끝까지 보여준다)
- 카메라 이동: 없음.
- 게임명: 블루 아카이브
- 상황: 주인공과 한 명의 여성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 바라보고 있다.
- 게임 디자이너의 예상 의도: 마치 두 명이 서로 썸을 타거나 연애 느낌이 나게 의도하였으며, 한 명의 여성이 응큼한 느낌으로 바라보는 느낌을 주어 남성향 러브 코미디의 느낌이 나는 것이 의도이다. 여기에서 여성은 교복을 입고 있어서 학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여성의 신체에서 가슴과 허벅지가 충분히 부각되도록 의도되어 있다. 가슴은 크기가 크며, 허벅지 아래로 피부가 환하게 드러나 있게 하여 자연스럽게 시선이 여성의 섹스 어필이 의도되도록 설계한다. 또한 캐릭터의 시선이 주인공(플레이어)을 바라보는 느낌이 마치 성적으로 꼬시는 느낌 내지는 성적인 상황이 곧 벌어질 것을 암시한다.
- 연출된 카메라 워크
- 카메라 앵글: 더치 앵글(카메라가 전체적으로 기울어져 있어,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킴)
- 카메라 샷: 미디엄 롱 샷(캐릭터의 전신이 모두 보이며, 주변 경관도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져 있음)
- 카메라 이동: 없음.
카메라 워크 – 3D 게임의 경우
어떠한 미지로부터 압도당하고 있는 주인공(들)
- 게임명: 붕괴 스타레일
- 상황: 세 인물이 어두운 공간 사이에 환하게 비치는 강렬한 빛(피사체)을 올려다보고 있다.
- 게임 디자이너의 예상 의도: 세 인물이 등장하며, 이 장면에서의 주인공은 가운데에 서 있는 소녀이다. 세 명은 이 공간에 처음 도착했기 때문에 이 공간에서부터 느껴지는 감정이 다소 긴장되어 있다. 미지로부터 느껴지는 일종의 공포 내지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 미지의 공간은 세 명에게는 낯설다. 그러나 배경에서는 마치 이제 막 도착한 세 명을 환영하려는 듯 우스꽝스러운 캐릭터가 화면 정 중앙을 기준으로 양 옆에서 밝은 얼굴과 몸동작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화면 중앙을 1점투시로 바라보았을 때 비치는 푸른 색의 빛은, 이 공간이 어떠한 무섭고 긴장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신비롭고 아직 개척되지 않은 숨겨진 공간임을 암시한다.
- 연출된 카메라 워크
- 카메라 앵글: 로우 앵글(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각도)
- 카메라 샷: 롱 샷(피사체 전체와 그 주변환경을 보여준다)
- 카메라 이동: 달리;트래킹샷(카메라가 세 명의 인물에 점차 다가간다)
1:1로 대화하는 두 인물
- 게임명: 원신
- 상황: 두 인물이 서로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 게임 디자이너의 예상 의도: 두 인물간의 대화를 통해 교감하는 느낌을 들게 한다. 상대방과 직접 대화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게 목적이므로, 상대 캐릭터의 인상과 동작이 잘 드러나야 한다. 특히 표정의 변화와 그에 따른 이모티콘의 노출 등이 플레이어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드러나야 한다. 캐릭터의 소셜 동작은 다양하게 존재하므로 주로 손과 상체의 움직임은 모두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 연출된 카메라 워크
- 카메라 앵글: 카우보이 앵글(머리부터 허벅지까지 보여지는 1인칭 시점 앵글)
- 카메라 샷: 미드 샷(허리 위에서 머리까지를 보여주는 샷. 인물의 표정과 몸짓을 적절히 강조.)
- 카메라 이동: 없음.
단일 캐릭터의 액션 씬
- 게임명: 붕괴 스타레일
- 상황: 한 명의 여성이 역동감있는 동작으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 게임 디자이너의 예상 의도: 한 명의 캐릭터가 강력한 공격을 준비한다. 이 캐릭터는 공격에 앞서서 준비동작을 하고 있으며, 이 준비 동작은 어떠한 아름다운 장면처럼 느껴져야 한다. 캐릭터는 공중에 떠 있으며, 앞서 하늘로 높이 뛰어오르는 동작을 한 상태이다. 이때 캐릭터의 뒤에는 달이 보이며, 캐릭터는 주요 광원으로부터 역광으로 비친다. 캐릭터의 점프 이후 회전 동작은 정적이며 느릿느릿하지만, 이때 긴장감이 응축된다. 그리고 캐릭터의 배가 마침내 지면에 평행한 시점이 될 때 캐릭터는 카메라 방향으로 빠르게 다가온다.
- 연출된 카메라 워크
- 카메라 앵글: 로우 앵글(캐릭터가 아래를 내려보고 있는 각도)
- 카메라 샷: 롱샷 -> 익스트림 클로즈업 (순차적으로 변화 – 캐릭터의 위치가 가까워진다)
- 카메라 이동: 크레인(카메라는 지면을 비추다가, 높은 상공을 비춘다.)
정리하는 글
위와 같이 다양한 게임으로부터 카메라 워크를 분석해볼 수 있다.
필자가 정리한 작품들 외에도 카메라 워크를 분석하기 좋은 장면은 얼마든지 많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이 글을 읽으신 독자분들께서도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이나 분석해보고싶은 게임 장면 등이 있다면 필자가 위에서 한 것처럼 장면의 각 요소를 쪼개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실제 디자이너가 의도한 것과 실제 아티스트가 제작한 결과물은 다를 수 있다.
디자이너 입김이 강한 경우, 아트 퀄리티가 나빠지거나 답답한 흐름으로 연출될 수 있다.
아티스트 입김이 강한 경우, 각 장면의 의도가 흐릿해지고 미장센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그러므로 디자이너와 아티스트가 서로 합심하여 하나의 방향으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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