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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스타레일〉 온보딩 경험 분석 – #2

이번 글에서는 저번 글(온보딩 경험 분석 1편)에서 못다한 부분을 조금 더 알아보도록 하자.

혹시 1편을 보지 못한 독자분은 아래의 링크에서 1편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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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맵 이동

이제 우리는 다음 맵으로 이동할 것이다.

다음 맵으로 가기 위해서는 굳게 닫힌 문을 열기 위해 ‘제어 장치(게임 내 프랍)’와 상호작용해야한다.

특정 기믹 없이 버튼(키보드 기준 F키)을 누르기만 해도 패널이 활성화되며 문이 열리게 되어 있다.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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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열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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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여는 중

마침내 첫 번째 방을 나가기 위한 문을 개방했다.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공간으로 이동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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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노란색 맵 마커와 마커까지의 거리(70m)가 보인다. 70미터면 조금 먼 거리다. 뛰어간다고 해도 10초에서 15초는 걸릴 정도의 거리.

이 정도 시간은 생각보다 길어서 지루하다. 이 거리를 뛰어가는 동안 무언가 할 수 있는 다른 행동이 없을까?

정답은 이미지 안에 있다. 위 이미지를 잘 보자. 카프카의 대사가 보인다.

플레이어는 걸어가는 조작을 하면서 동시에 텍스트를 읽을 수 없다. 플레이어의 인지 능력의 과부하(조작 + 텍스트 읽기) 때문에 저 대사를 읽은 기억이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 대사를 왜 넣은 것일까?

사실 저 대사는 바로 카프카의 보이스의 자막 텍스트이다. 사실 직전에 제어 장치를 조작하자 그때부터 카프카의 보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아래의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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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눈치챘는지는 모르겠지만, 개발자는 플레이어가 위 제어 장치를 조작한 직후부터 저 먼 복도를 걸어가는 동안 카프카의 대화를 듣게 설계한 것이다.

그리고 카프카가 대화를 시작하게 만든 비밀은 바로 플레이어의 조작(제어 장치 터치)에 있다. 이게 바로 위 대화를 시작하게 만든 트리거다.

첫 트리거 다이얼로그

위처럼 필드 위의 특정 대상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이얼로그를 출력시키는 기능을 ‘트리거 다이얼로그’라고 한다.

트리거 다이얼로그는 ‘보이스’를 재생시키는 경우가 많다. 보이스라는 비싼 리소스를 사용하는 만큼 트리거 다이얼로그는 남발해서 쓰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면 트리거 다이얼로그를 언제, 그리고 왜 쓰는 걸까?

트리거 다이얼로그를 쓰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 긴 이동 구간을 오직 걷기만 하는 것보다 더 나은 플레이 경험을 주기 위해
  • 이동하는 동안 세계관/설정 또는 캐릭터성을 간접적으로 대화로 전달하기 위해

다시 말해, 다소 먼 거리를 걸어가는 경험이 지루할 플레이어를 위해 카프카와 의문의 인물간의 대화를 삽입하여 지루할 틈이 없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만약 트리거 다이얼로그 기능이 없었다면 저 구간은 아마 전투라든지 별도의 대사 컷인이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트리거 다이얼로그를 사용할 수 있다면 위처럼 긴 구간을 이동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트리거 다이얼로그는 비싸다. 보이스가 붙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잘 배치된 트리거 다이얼로그는 게임 내 플레이 체감을 상당히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첫 필드 선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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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레일에서는 필드에 있는 적을 선공하거나, 역으로 적으로부터 피격당함으로써 전투에 진입하게 된다.

적을 선공하는 경우 적이 가진 ‘약점 속성’과 일치하는 속성으로 공격했을 때 일정량의 어드밴티지를 얻는다.

예를 들어, 적이 가진 약점 속성이 ‘번개’ 속성이고, 내 캐릭터가 번개 속성의 캐릭터라면, 선공을 했을 때 적의 실드를 일정량 차감한 뒤 전투에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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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속성 공격 성공 시, ‘약점’ 메시지가 팝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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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 속성과 일치하는 적 유닛은 실드가 차감된다

스타레일에서 선공을 해서 적의 실드를 차감하고 공격에 진입하게 되면 전투를 유리하게 끌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 ‘선공 시스템’의 장점은 이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플레이어는 자연히 아군과 적의 속성에 대해 유심히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며, 이것은 이 게임의 플레이를 조금 더 전략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 결과 플레이어는 복잡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속성에 대해 빠르게 감을 잡을 수 있고, 다양한 속성의 캐릭터를 구비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만약 적 약점 속성을 공격할 수 있는 플레이어의 캐릭터가 없다면 새로운 속성의 캐릭터를 얻고 싶어지게 만들어 간접적으로 결제 유인 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첫 필살기

액션 게임의 꽃은 단연 필살기다.

스타레일에서는 적을 공격하는 유형이 세 가지가 있다.

  • Q키 : 일반 공격
  • E키 : 전투 스킬
  • Space키 : 필살기

필살기는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없으며, 해당 캐릭터가 어느 정도 적을 공격해서 에너지를 모아야 발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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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기 튜토리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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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필살기 컷인 이미지

스타레일에서 모든 공격은 캐릭터의 속성을 계승한다. 캐릭터가 ‘파멸’ 속성이라면 일반 공격부터 필살기까지 모든 공격은 해당 속성을 갖는다.

이 점은 같은 미호요의 게임, ‘원신’에서 캐릭터의 공격이 항상 그 캐릭터의 속성을 가지지 않는다는 점과 대비되는 특징이다.

따라서 아군 속성, 그리고 상대 속성 등, ‘속성’에 대한 고려가 전략의 중심이 되며, 속성에 대한 고려는 필드 선공에서부터 전투 씬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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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가 끝나자 마침내 의문의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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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3rd의 브로냐 페이스를 가진 ‘은랑’의 첫 등장

첫 동료 합류

스타레일에서는 한 파티에 최대 4명까지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배치할 수 있다.

스타레일의 전투는 ‘속성’을 바탕으로 상대의 약점을 잡는 싸움이기 때문에, 전략적인 속성 편성이 중요하다.

지금 은랑이 파티에 추가가 되었기 때문에 은랑이 가진 ‘양자’ 속성이 약점이 적을 공략할 때 유리하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잠시 파티에 추가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건 전투팀도, 콘텐츠팀도 아닌 내러티브팀이다.

만약 이러한 ‘임시 동행’ 시스템이 없었다면, 스타레일의 첫 시작 플롯은 아마 “카프카가 잠입하고 은랑이 서포트하며 헤르타에 잠입한다”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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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동행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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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합류한 동료로 필드 조작을 할 수도 있다

첫 파괴가능 물체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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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레일에서는 필드에 파괴 가능 물체가 흔히 널려 있다.

솔직히 보상도 아주 적고 굳이 파괴하지 않아도 게임을 즐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렇다면 이런 파괴 가능 물체를 왜 시간과 노력을 들어서 만들게 되었을까? 굳이 없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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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를 파괴해서 그 전리품을 얻어봐야, 게임 내에서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 사소한 보상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해볼 수 있는 건, 나(플레이어)는 왜 이 물체를 파괴하려고 했는지 그 심리를 돌아보는 것이다.

내가 이 물체를 파괴한 건 어떤 보상을 얻기 위함이 아니었다. 스토리 진행을 위해서는 더더욱 아니었다. 하지만 파괴 가능한 물체가 보이자 파괴를 해보고 싶었고, 그저 가까이 가서 공격 버튼을 눌렀을 뿐이었다.

이제 좀 알 것 같다. 이 물체는 바로 플레이어의 필드 경험을 조금 더 다양화하기 위한 장치였던 것이다.

만약 플레이어가 필드에서 할 수 있는 조작이 ‘물건 조작하기’, ‘서적 읽기’, ‘이동하기’밖에 없다면 어떨까?

스타레일에서는 비전투 구역에 진입했을 때 공격할 만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굳이 공격 버튼을 누르지 않게 된다. 따라서 조작이 제한된다.

하지만 파괴 가능 물체를 배치한다면 마치 적을 공격한 것처럼 호쾌한 액션과 경쾌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필드에서 지루함을 훨씬 덜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에야 이러한 장치가 가진 의도를 알게 되었으니 전보다는 파괴로부터 얻는 쾌감이 훨씬 덜하게 되었지만, 이런 기획 의도를 역으로 파악해나가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경험이다.

첫 서적 읽기

세계관 설정을 풀어주는 데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이 무엇일까?

단연 캐릭터간의 ‘대화’다. (혹시 서적이라고 생각했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캐릭터간의 대화에서 풀 수 없는 대화도 있다. 난해하거나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는 대화로 풀 수 없다.

이런 세계관 설정은 이러한 ‘서적’ 같은 매체를 이용해서 풀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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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적을 잘 이용하면 깊이 있는 세계관 설정을 전달할 수 있는 점에서 좋다.

특히 이런 식으로 게임 내의 설정을 파고들어가는 유형의 플레이어도 있는데, 이런 플레이어에게는 서적 읽기만큼 즐거운 경험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플레이어에게는 서적은 게임의 진행 흐름을 느리게 만드는 귀찮은 주범이다. 그래서 너무 많은 서적의 남용은 오히려 게임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서적이 있다고 해서 웬만한 깊은 이야기를 모두 서적에서만 전달해버리면 게임의 메인 스토리가 자칫 진부해질 수도 있다.

서적은 개발자가 활용하기 가장 ‘쉬운’ 스토리텔링 매개체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체감할 수 있는 진짜 재밌는 스토리는 ‘서적’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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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스타레일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서적에 관해 한 가지 아쉬웠던 점.

서적을 읽고 싶어도 서적을 습득하고 나서 바로 읽기가 조금 불편하다.

Alt키를 눌러서 마우스를 생성한 뒤,’ 위의 ‘신규 서적을 획득했습니다.’ 영역을 눌러야 하는데 이 부분이 불편하다.

신규 서적을 획득했습니다라는 영역은 시간 제한이 있어서, 일정 시간(약 10초 이내)이 지나면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단축키 없이 마우스 조작으로 이 영역을 시간 내에 누르기에는 플레이어가 민첩하게 반응해야 해서 피로한 경험을 준다.

이 문제점은 PC환경에서만 발생할 것이며, 아마 모바일 기기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바로 터치를 하면 되니까 말이다.

PC 환경 플레이어를 배려하기 위해, 최소한 단축키를 하나 만들어서 빠르게 읽을 수 있게 하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