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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스타레일 온보딩 경험 분석 3편

앞서 우리는 #1, 그리고 #2 글에서 각각 ~5분, 그리고 ~10분간의 온보딩 경험을 살펴보았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서브컬처 미디어 기업, ‘호요버스’의 신작, ‘스타레일’의 ~15분의 온보딩 경험을 이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아래의 두 개의 링크는 이 연재글의 1편과 2편을 바로 볼 수 있는 링크다.

두 번째 전투 튜토리얼 – 행동 서열

아군 캐릭터가 한 명 더 늘었으니, 이제는 누가 먼저 공격을 할 것인가와 같은 전략적 요소도 함께 고려하며 싸워야 한다.

‘행동 서열’은 아군 캐릭터, 그리고 적 캐릭터 중에서 누가 먼저 행동권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시스템이다.

행동 서열이 시스템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는 여기서 밝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룰은 간단하다. 행동 서열에서 아래에 있을수록 빠르게 턴이 돌아온다는 의미이다.

스타레일에서는 딜러, 힐러, 탱커 등의 캐릭터를 정확히 몇 번째 턴에 조작할 수 있는지 지켜보며 전략적으로 전황을 판단하는 것이 승리의 열쇠가 된다.

세 번째 전투 튜토리얼 – 전투 스킬 포인트

스타레일의 공격 방식은 세 가지밖에 없다.

미호요의 전작, ‘붕괴3rd’나 ‘원신’에 비해서는 굉장히 심플한 전투 방식이다.

그리고 전투 룰도 간단하다. 아래의 3단계가 전부다.

  1. 플레이어는 ‘일반 공격’을 이용해 적을 공격해서 전투 스킬 포인트를 모은다. 전투 스킬 포인트는 아군 모든 캐릭터가 공유하는 전투 자원이다.
  2. 모은 전투 스킬 포인트를 이용해서 적시에 ‘전투 스킬’을 발동한다.
  3. 캐릭터마다 가지고 있는 필살기 게이지가 다 차면, 적시에 ‘필살기’를 발동한다.
전투 스킬 포인트는 전투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공유 자원이다.
전투 스킬 포인트가 부족하면 전투 스킬을 발동할 수 없다
전투 스킬포인트를 모두 소진하게 되면…?
일반 공격을 발동해 전투 스킬 포인트를 최대 5포인트까지 축적할 수 있다

처음에는 이렇게 턴제로 전투를 하는 것이 기존의 붕괴 스타일을 계승하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전투를 거듭할수록 뛰어난 전투 애니메이션과 간단한 전투 룰이 매력적인 시스템으로 와닿았다.

혹자가 그런 말을 했다. 원신은 모바일 게임으로 나온 콘솔 게임이라면, 스타레일은 PC에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라고.

기존의 붕괴3rd의 전투 방식에 익숙했던 나였지만, 새로운 전투 방식도 썩 나쁘지는 않다고 느껴진 시점이다.

고유명사의 범람과 독해력 테스트

이쯤되면 시스템 말고도 스토리에 대해 조금 더 언급해볼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스타레일의 세계관과 그 설정이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비록 과학적 고증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SF 장르로 인식할 수 있겠다는 깊이감을 느꼈다.

하지만 SF라서 그런 것이었을까, 아니면 붕괴3rd부터 이어져 온 안 좋은 습관이 이어진 것이었을까.

고유명사가 지나치게 많이 쓰이고 문장도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아래의 이미지를 보자.

‘일련번호 211’, ‘사각지대’, ‘굴절 라이트 필드’ 등. 한 문장 안에 세 개의 고유명사가 들어 있으니 문장 독해가 만만찮다.

고유명사는 그 게임에서 ‘고유’하게 쓰이는 용어로써, 세계관 설정을 전개할 때는 사용할 수밖에 없을 때가 많다.

하지만 한 문장 안에 이렇게 정보를 집약해놓으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괴롭다. 읽어도 이해가 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라이터는 작가가 아니다. 그 말은, ‘독자’가 아니라 ‘플레이어’를 위한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더 좋은 전달 방법은 없었을까? 예를 들어 문장을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아니면 저 용어를 굳이 써야만 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저 용어를 빼는 것도 방법이다.

고유명사만큼 골치아픈 표현들이 바로 ‘대명사’다. 대명사가 너무 많이 쓰이면 대체 뭘 말하고 싶은 건지 알 수가 없다.

‘기물’, 그리고 또 다른 ‘기물’, ‘그 여자’, ‘목록’, ‘단서’
위 용어들은 다 정확히 무엇을 지칭하는 것일까?

대명사는 긴 명사를 줄여서 표현하거나 구어체스럽게 대화 다이얼로그를 작성할 때 큰 도움이 되는 품사다.

하지만 지나친 남용은 독이 된다.

스스로가 ‘시나리오 라이터’라면, 한 문장 안에 고유명사와 대명사가 너무 많이 쓰이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기획의도가 플레이어를 독해력 부족(실제로 부족한 것도 아닌데도)을 실감하며 좌절시키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다.

플레이어 캐릭터(개척자) 생성

잠깐 이야기를 되돌려, 왜 우리가 약 15분동안 이 여정을 따라가고 있었는지 다시 한번 떠올려보자.

가장 처음, 우주정거장 헤르타에 의문의 적들이 대거 등장했고 승무원 및 탑승객들은 위기에 처했었다.

한편, 카프카와 은랑은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주정거장에 탑승했었다.

그리고 그 목적이 마침내 밝혀지는데…

마침내 온갖 우여곡절 끝에 카프카는 원하는 것을 목전에 둔다.
~플레이타임 약 15분

위의 반짝이는 물체, ‘스텔라론’은 스타레일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세계관 설정으로써 취급된다.

스텔라론은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의 영향으로 야릴로-VI(챕터 1의 행성)는 행성 전체가 얼음에 뒤덮이기도 했다.

스텔라론의 정확한 설정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이것이 가진 힘을 탐내는 자는 충분히 있을 법하다. (카프카도 그중 하나다.)

즉, 챕터 0 – 프롤로그의 스토리를 1줄로 요약하자면 ‘카프카가 우주정거장의 혼란을 틈타 스텔라론을 얻는다’고 정리할 수 있겠다.

운반체 「스텔레」, 그리고 운반체 「카일루스」 활성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앞으로 그 성별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그건 그렇고 스텔레와 카일루스는 무슨 뜻일까?

카프카가 ‘스텔라론’을 손에 넣게 되고, 은랑은 카프카가 들고 온 스텔라론을 담을 ‘운반체’를 결정하라고 말한다.

나(플레이어)는 잠깐 카프카가 되어 운반체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스타레일의 플레이어블 캐릭터 생성 내러티브다.

붕괴3rd에서 플레이어의 아바타는 ‘함장’이다. 하지만 붕괴: 스타레일에서 플레이어의 아바타는 바로 위에 보이는 ‘운반체’가 된다.

이 운반체는 이후에 ‘개척자’라고 불리게 되며 스타레일 세계관 전반에 걸쳐 플레이어를 상징하는 대명사로써 통용되게 된다.

플레이어의 닉네임을 정해주세요(X)
경고: 운반체 코드명 변경 중(O)

그리고 마침내 운반체가 눈을 뜨게 되면서 스타레일의 여정은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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