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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여정 분석」으로 살펴보는 우마무스메에 빠져드는 진짜 이유 feat. 『우마무스메』 육성 1사이클

들어가는 글

우마무스메가 인기다.

우마무스메는 잘 만든 게임이다.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 이후, 이렇게 성공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은 없었을 것이다.

우마무스메는 ‘모바일 게임에서의 서브컬처 육성 시뮬레이션은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성공사례를 확실하게 남겼다.

그래서 ‘사용자 여정 분석’을 진행할 게임으로 이번에 ‘우마무스메’를 선택하게 되었다.


(링크)

사실 필자는 우마무스메 성공 모델을 본보기삼아 이후에 비슷한 게임이 여러 가지 생겨나지 않을까하는 기대도 해보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우마무스메를 바라보는 시선은 ‘경마’라는 소재, ‘모에화’라는 서브컬처적 아트, 감동적인 스토리, 그리고 ‘사이게임즈’나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개발진에 쏠렸다.

아쉽게도 우마무스메가 어째서 모바일 게임에서 훌륭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에 주목하는 글은 별로 보지 못했다.

우마무스메 사용자 여정 분석 타이틀 이미지

필자는 우마무스메의 진정한 강점은 바로 게임의 메커닉스, 즉 ‘잘 만든 PX’를 꼽고 싶다.

PX란,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경험하는 경험의 총체이다.

우마무스메의 PX는 높은 퀄리티의 아트, 스토리, 연출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한 점수를 매길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뼈대(메커닉스)’야말로 가장 퀄리티가 높다고 생각한다.

게임의 뼈대가 무엇일까. 필자는 게임의 뼈대를 이렇게 정의하고자 한다.

게임에서 아트와 스토리, 그리고 기술(연출 등)를 배제하고 나서 남은 것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누르는 버튼의 종류와 개수,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목표의 개수, 난이도,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복불복 규칙 등을 말한다.

이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게임 안에 존재하고 있으며 생생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게임 속에서 캐릭터와 대화하거나 육성하거나 실전 경기를 뛰며 이런 뼈대들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

이번 글에서는 마치 우마무스메를 직접 하는 것처럼 게임 시작부터 1개 플레이 사이클을 종료할 때까지의 여정(Journey)을 분석해보려고 한다.

UX에서는 사용자가 앱(게임)을 경험하는 과정을 ‘사용자 여정(User Journey)’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도식화한 게 바로 ‘사용자 여정 맵(User Journey Map)’이다.

이번 글에서는 사용자 여정 맵 대신 ‘사용자 여정 분석’이라는 이름의 게임 분석을 진행해보고자 한다.

맵(도식화된 형태의 이미지)을 그리기에는 블로그라는 매체의 포맷이 빈약한데다, 한 사이클의 플레이 경험을 담아내기엔 도식화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우마무스메의 플레이를 총 3단계 – 온보딩, 육성, 실전으로 나눠서 각 플레이 단계에 맞게 플레이어의 생각과 행동 등을 분석해보았다.


사용자 여정 분석 용어 안내

이번 글은 각 페이지를 보면서 사용자의 여정을 따라가며 분석하는 글이므로 일반적인 글의 서술과는 조금 다르다.

각 단계에는 UX Design의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이 부분이 독자분들이 생각하는 용어의 개념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글에 사용된 용어 일부를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사실 ‘사용자 여정 분석’이라는 분석 자체가 게임을 타깃으로 진행된 게 거의 없다.

그래서 ‘UX 범용 지식’을 가지고 필자가 임의로 우마무스메라는 게임에 맞춰서 변경한 것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사용자 여정 분석 페이즈 #1 – 온보딩

온보딩 페이즈(Onboarding Phase)란, 플레이어가 게임을 실행한 뒤 본격적으로 인게임(육성 단계)에 진입하기 전까지의 구간을 말한다.

우마무스메는 인게임이 ‘육성’이므로 본격적으로 육성을 하기 전까지를 온보딩 페이즈로 분류할 수 있다.

만약 다른 게임(예: 블루 아카이브, 명일방주 등)이라면 마찬가지로 게임에서 어떠한 전투(또는 파밍 등)을 하기 전까지의 구간으로 볼 수 있다.

사용자 여정 분석에서는 온보딩 경험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룬다. 온보딩 단계에서 이탈하는 사용자의 수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온보딩 경험이 좋지 못하면 플레이어는 앱(게임)을 켜고 얼마 되지 않아 초기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구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위 분석란을 보면 Advantage, Weakness, Opportunity에 필자가 ‘(특별히 없음)’이라고 적은 걸 볼 수 있다. 이렇게 적은 건 페이지의 기능이 정상 동작(OK 수준)한다는 전제 하에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특출난 강점이나 약점이 있다고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히 더 첨언할 만한 요소가 없는 페이지이기에 특별히 뭔가 덧붙이거나 덜어내야한다고 적지 않았다. 경험론이지만, ‘사용자 여정 분석’이 항상 의미있는 인사이트를 낳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 여정 분석 페이즈 #2 – 육성

사용자 여정 분석의 두 번째 단계는 바로 ‘육성’이다.

육성 페이즈는 내가 선택한 우마무스메를 ‘목표’에 맞게 트레이닝하는 단계이다.

육성 페이즈에서는 우마무스메의 스피드나 근성 등의 스테이터스를 높일 수 있는데 관건은 ‘실패하지 않고 최대한 많은 스테이터스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우마무스메는 육성 페이즈가 후술할 실전 페이즈와 연결되어 있어서, 한 사이클의 육성이라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실전 페이즈에서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높다.

육성 페이즈의 도전과제는 목표까지 남은 턴을 최대한 잘 활용하며 우마무스메가 실전에서 잘 뛸 수 있는 세팅을 하는 것이다.


사용자 여정 분석 페이즈 #3 – 실전

이번 사용자 여정 분석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실전’이다.

실전 페이즈에서는 육성 페이즈에서 트레이닝 등으로 성장시킨 우마무스메를 경기에 내보내 그 성과를 ‘평가받는’ 단계다.

우마무스메는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지만, 매 사이클마다 실전 페이즈에서 그 육성의 성과를 보여야만 다음 사이클로 넘어갈 수 있다.

육성 시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기에 참가하거나 연습경기에서 임의의 상대와 경기를 하는 것 모두 실전 페이즈로 볼 수 있다.

실전 페이즈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육성 계획, 우마무스메 컨디션 관리, 그리고 운이 따라주는 게 중요하다.

아무래도 그동안 농사지은(?) 우마무스메가 평가받는 자리인 만큼, 플레이어의 주목도(흥미도)가 가장 높아지는 구간이기도 하다.


사용자 여정 분석 종료

우마무스메의 한 사이클이 끝났는데도 플레이어의 흥미도는 6 이상으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게임을 시작했을 때의 흥미도가 5였는데 끝난 뒤의 흥미도가 5 이상으로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므로 플레이어는 여기서 게임을 끄지 않고 계속 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플레이어의 흥미도가 4 이하로 내려갔다면 사이클을 반복할 때마다 플레이어의 흥미도가 내려가면서 결국 게임을 끄게 될 것이다.

우마무스메는 한 사이클이 끝나도 흥미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이후에 몇 개의 사이클이 돌아도 게임을 계속 하게 되어있는 것이다.

실제로 우마무스메의 육성 한 사이클은 적게는 약 3~4회(조건 실패 기준)에서, 10회 이상의 레이스를 거치게 되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우마무스메의 모든 육성 단계를 분석하려던 건 아니므로 한 사이클이 끝난 이 시점에 사용자 여정 분석을 종료하도록 하겠다.


결론

우마무스메는 한 사이클(온보딩 이후 ~ ‘육성 1회- 실전 1회’) 동안 흥미도가 5 이상으로 유지되었다.

심지어 실전에서는 레이스 종반에 다다르면 흥미도가 9에 다다를 만큼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매력을 지닌 게임이었다.

특히 인상깊었던 건 ‘연착륙’이다. 흥미도가 높은 구간에서 바로 플레이어를 데리고 타이틀로 나와버리는 게 아니라, 흥미도가 천천히 내려갈 수 있도록 ‘세러모니’ 라든지 ‘다음의 목표’ 등을 던져주며 플레이어가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면서 다음의 목표를 인지할 수 있게 돕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플레이어가 다음의 목표에만 집중해도 되는 느낌을 주는 동시에 게임을 계속 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보였다.

만약 레이스 1등을 했다고 해도 세러모니가 특출나지 않고 바로 다음 목표로 넘어가버렸다면 경험이 매끄럽지 않아 흥미도가 많이 감소했을 것 같다.

우마무스메의 이러한 일련의 흐름(사용자 여정)은 굉장히 자연스럽다.

우마무스메는 굉장히 잘 설계된 사용자 여정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게임이 이렇지는 않다.

다음에 기회되면 ‘실패한 사용자 여정 분석’도 진행해보면 의미있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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