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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그 세 번째 인지요소 – 주의(Attention)

이번 글은 UX디자인 서적, ‘게이머의 뇌(The Gamer’s Brain)’의 내용 일부를 주제로 한 연재글입니다. UX디자인은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제1 원칙으로 삼는 인간 중심 디자인입니다. 따라서 UX디자인의 뿌리는, 인간에 대한 이해일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간의 인지 능력 중에서 ‘주의(Attention)’에 관해 다룹니다.


주의(Attention)란?

우리는 의식이 있는 한, 끊임없이 주위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며 뇌는 그 정보를 재처리한다. 수 많은 정보 중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정보도 있지만, 대부분의 정보는 필요 없는 것들이다. 이때 우리가 유독 관심을 기울이고 있거나 신경쓰는 것을 ‘주의’라고 한다. ‘집중’이라고 보아도 크게 의미가 다르지 않다.

걸어갈 때 발밑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뾰족한 것에 찔리거나 턱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이런 주의를 기울이는 데 아직 익숙하지 못하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며 점차 이 세계가 합의한 ‘기호’를 보고 주의 요소를 습득한다.

예를 들어 신호등이 빨간불일 땐 멈춘다. 노란색 볼록 타일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것이니 가급적 밟지 않는다 등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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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표지판은 운전자 및 보행자에게 주의를 주는 대표적인 기호체계다
@PxHere

주의의 종류

주의의 종류에는 ‘능동적 주의’, 그리고 ‘수동적 주의’가 있다.

지금 시간을 알고 싶을 때, 우리는 손목시계 또는 가장 가까운 시계를 확인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특정한 목표에 주의를 기울이므로 ‘통제된 주의’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수동적 주의’는 주위 환경이 나의 주의를 이끄는 것이다. 길을 가다가 누가 나를 부르는 상황은 수동적 주의로 구분된다.

능동이든 수동이든 한번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하면 그 대상을 제외한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다지 신경쓰지도, 기억하지도 못한다. 이것을 ‘선택적 주의’라고 하는데,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기로 한 대상을 제외한 모든 것을 잠깐 블러처리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의 변화를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

이것을 ‘칵테일 파티 효과’라고도 하는데, 우리가 주의를 기울이는 상대방을 제외한 다른 모든 사람의 말은 필터링되어 잘 들리지 않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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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파티 효과의 도식화. 주의를 기울인 대상의 말만 귀에 쏙쏙 들어온다.
@cocktail-party-processor.de

주의의 한계

그렇다면 우리는 한 번에 단 한 가지의 대상에만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우리에게 익숙한 ‘멀티 태스킹(multy-tasking)’이 바로, 복수의 대상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일컫는 표현이다.

그러나 멀티 태스킹은 두 개 이상의 대상에 주의를 분산하고 있는 만큼 하나에 주의를 기울일 때보다 정보를 처리하는 게 어렵다. 따라서 정보를 놓치거나 실수를 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책을 읽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멀티태스킹이 특별한 도전과제가 아닌 한, 플레이어를 허덕이게 만들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특히 게임에 대해 학습할 때는 절대로 안 된다. 지속적인 주의 역시 영원히 갈 수 없다. 작업 기억은 제법 빨리 지친다. 지속적으로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능력은 작업을 해내겠다는 동기, 작업의 복잡성, 개인차 등 여러 변수에 의해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플레이어의 뇌를 잠시 쉬게 해주는 것이 좋다.

p. 104, ‘게이머의 뇌’

우리의 주의 능력은 생각만큼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

멀티 태스킹은 겉으로는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처럼 보여도, 나쁜 결과물을 만들 확률(실수나 오류 등)을 급증시킨다.

가이드를 할 땐, 한 번에 한 가지씩. 순차적으로 진행시키는 것이 좋다. 플레이어가 다른 방해 요인 없이 주의를 기울여서 수행한 작업이 장기 기억으로 정착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위 사실은 튜토리얼을 설계하는 디자이너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게임 uX와 주의

플레이어는 자신이 주의를 기울이는지 아닌지 매번 확인하면서 게임을 하지 않는다.

플레이어의 주의력을 마법처럼 조종하는 건 결국 디자이너의 몫이다. 특히 게임에서 중요도가 높은 장면을 보여줄 때는 모든 주의가 그 장면을 이해하는 데 집중이 될 수 있도록 게임을 설계해야 한다.

보통 UI 버튼이 많은 게임은 버튼에 의해 항상 주의가 분산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때로는 버튼을 끌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UI를 조정해 주의를 끄는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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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더 다이버의 튜토리얼 화면. 배경에 충분한 블러가 적용되지 않아, 주의가 가운데로 잘 집중이 되지 않는다.
@Dave the Di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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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OLY PRIDE의 ‘비너스 프로그램’ 씬.
‘포인트 상세’ 슬라이드가 올라오자, 주의를 집중시킬 수 있게 배경의 밝기를 충분히 어둡게 처리하고 있다.
@IDOLY P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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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스타레일에서도 중요한 정보를 가운데에, 그리고 위 아래를 확실하게 블러 처리를 하여 주의를 가운데로 집중시키고 있다.

SFX로 주의 돌리기

플레이어의 주의를 돌릴 수 있는 것은 ‘시각적 요소’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은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BGM, SFX 등), 그리고 촉각(특정 상황에 특정 키 누르기)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다른 감각기관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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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선택지가 존재하는 비주얼 노벨 형식이다. 특유의 짙고 거친 표현의 일러스트와 함께 중세시대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를 잘 살렸다.
@브란테 경의 삶과 고난

‘브란테 경의 삶과 고난(The Life and Suffering of Sir Brante)’은 특유의 SFX를 통해 그 현장감을 굉장히 잘 살린 게임이다.

수백 가지의 SFX를 적절한 순간에 재생함으로써, 자칫 소설처럼 여겨질 수 있는 게임 경험을 완전히 게임으로 승화시켰다.

마차가 나오면 말발굽 소리가, 전투가 벌어지면 칼에서 금속음이 튀는 소리가 들린다. 플레이어의 경험을 상상력의 영역으로만 맡겨놓지 않았다.

플레이어는 지루할 틈이 없이 그 당시의 생생한 현장감을 사운드를 통해 계속해서 느낄 수 있다.

이 게임은 사운드를 통해 주의를 계속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비주얼 노벨 특유의, ‘글만 읽어서 점점 주의가 산만해지는 문제’를 SFX를 통해 플레이어의 집중을 계속 유지시킨 유효한 전략이다.

정리

  • 플레이어의 주의를 관련된 요소로 돌려라.
  • 플레이어가 부정적으로 휩쓸릴 수 있는 인지 과부하를 피하라.
  • 멀티태스킹 상황을 피하라. 특히 과제 중 하나가 온보딩에 중요한 경우에는 꼭 피하라.
  • 중요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하나의 감각(예: 시각)에만 의존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