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3rd] 복귀 시스템 분석: 게임디자인 관점에서 본 복귀 설계](https://subculturegamer.com/wp-content/uploads/2023/04/honkai3rd-return-system-analysis-1024x1024-png.avif)
우리는 저번 연재글까지 ‘붕괴 3rd’의 복귀 시스템 전반의 테이블 구조를 파악하고 정리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붕괴 3rd’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역으로 테이블 구조를 파악해 나가며, 실무에서 사용하는 테이블 구조 및 그 관계도를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실제 붕괴 3rd의 테이블 구조는 앞서 정리한 구조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기획을 통해 데이터 테이블을 짜는 방법, 그리고 그것들 간의 관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서 이렇게 데이터의 분류 및 테이블 구조의 정리가 끝났으니, 이제는 정리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유의미한 정보를 뽑아낼 수 있도록 테이블 내용을 ‘분석’해보도록 하자.

@에픽세븐
복귀 유저의 머리속 시나리오
‘복귀 플레이어(복귀 유저)’는 무엇을 바랄까?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게임을 경험하면서 복귀 시스템이 있는 게임과 없는 게임을 경험했다. 그리고 게임을 복귀하는 과정에서 경험하거나 느꼈던 점들이, 내가 그 게임을 계속 하게 만들거나 또는 복귀 당일에 게임을 삭제하게 만드는 다양한 이유로 작용했다. 이제 그것을 내 관점에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것은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분이 계시다면 그분의 생각의 흐름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여기에 적는 것은 내가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며 적어본 ‘가상의 시나리오’이니 그저 사고의 흐름을 따라와주면 좋겠다.
복귀에 대한 짤막한 생각
모든 게임은 첫 설치 및 계정 생성의 순간이 있고, 언젠가는 그 게임을 삭제하고 영영 떠나게 된다.
다양한 이유로 하던 게임을 잠깐 쉬기도 하고, 마찬가지로 접었던 게임을 갑작스럽게 다시 붙잡게 되기도 한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이러한 ‘복귀 유저’가 한 번 우리를 떠난(배신한) 고객이니, 챙겨줄 필요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복귀 유저 입장에서는 그 게임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만약 그 게임이 복귀 유저를 잘 대우해준다면 복귀 유저는 오래오래 게임과 함께할 수도 있다.
나는 복귀 유저는 그 게임에 대해 최소한 평균 이상의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복귀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마케팅을 했기 때문에 복귀한다는 사업적 판단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직 게임에 대한 ‘호감도’만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최소한 복귀를 하기로 했다는 건, 지금 지구상에 있는 수만 가지의 게임을 다 놔두고 하필 그 게임을 선택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게 ‘호감’이 아니고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아래는 내가 복귀를 하면서 생각했던 것들과, 거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사용자 니즈’를 표로 정리해 보았다.
혹시라도 독자분이 오해하실까봐 미리 덧붙이자면,
아래의 글은 복귀 시스템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가상의 게임’을 대상으로 한 사용자 경험 시뮬레이션이다.
‘붕괴3rd’의 이야기가 아님을 밝힌다.
복귀후 첫 로그인 화면에서

복귀 후 첫 로그인 화면에서 내가 생각한 것은 위와 같다.
복귀를 하니 무언가가 바뀌면 좋겠고, 그렇다고 해서 과거에 느낀 즐거운 콘텐츠가 없어지거나 한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다행히 로그인이 잘 되었고 뭔가 복귀 보상을 어렴풋이(확실하지는 않은 정도로) 기대하며 로그인까지 성공했다.
여기까지는 일단 7점을 주었다. (10점 만점)
복귀후 첫 로비씬 진입

본격적으로 게임 내 들어가자, 나는 ‘우편함’부터 찾게 되었다. 혹시 모를 복귀 보상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게임에서는 복귀 보상을 비롯해 우편함이 텅 비어있었다. (아마 과거 받은 우편이 있더라도 기간 초과 등의 이유로 모두 만료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체감은 게임의 복귀 첫인상을 나쁘게 만들었다. (간만에 시간 내서 들어와 보았는데 이 게임이 나를 반겨주는 느낌이 아니라는 체감)
다음으로, 이 게임에서 대표 콘텐츠(가챠)를 하러 가 보았고, 여기에서도 수정이 충분히 않아서 뽑기 한번 할 수 없어 포기하게 된다. (-1점)
아마 과거에 이 게임을 접었던 것도 그때 뽑기를 하려고 했던 캐릭터가 내가 모든 수정을 때려박아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과거에 내가 이 게임을 왜 접었는지(Pain Point) 다시 한번 상기하고, 그 문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다. 이것 또한 느낌이 좋지 않다. (-1점)
그래도 오랜만에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 게임을 켜게 되었으니, 전투 콘텐츠 한 번은 즐기러 가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래서 전투를 진행하기에 앞서, 내 캐릭터와 장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버튼을 눌러보게 된다.
만약 이 지점에 복귀 안내(화면 UI의 배치 등을 안내해주는 가이드)가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남은 채, 다른 화면으로 이동한다.
여기까지는 -2점이 더해져 총 5점이다.(게임을 더 할 지 말 지 아슬아슬한 단계)
복귀후 첫 전투 진입
이제 대망의 ‘전투(콘텐츠)’ 진입이다. 웬만한 게임은 전투가 그 게임의 코어한 경험을 주는 시스템이므로 전투에서 좋은 인상을 주는 것으니 중요하다.
하지만 전투에서도 이 게임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였다.

나는 오랜만에 복귀했음에도, 이 게임에서 여전히 내가 실력발휘를 할 수 있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느낌을 객관적인 지표(점수 등)로 증명받고 싶었다.
그런데 전투에 진입하자, 내가 무슨 키를 눌러서 조작을 했는지 까먹었다. 그리고 UI HUD에 조작키가 보이지 않아서 잠깐 전투를 일시중지 해야만 했다. (-1점)
가까스로 조작 방법을 떠올렸지만, 이번에는 게임이 다소 버벅거리는 게 문제다. 아마 저번에도 게임을 할 때 그래픽을 조금 타협을 보고 진행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정도는 내가 미리 섬세하게 설정하지 않은 것 같으니 게임에 대한 인상이 나빠지지는 않았다.
결국 점수가 예전보다 잘 나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 조작 방법도 까먹었고, 렉도 걸렸었으니까. 다음번에는 조금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1점이 더해져 이제 4점이다. 이제 이 게임을 내일 다시 접속할지도 다소 애매해진 점수가 되었다.
복귀후 첫 콘텐츠 진입 & 종료 직전 생각

게임의 코어한 경험은 ‘전투’이지만, 이 전투를 통해서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하는 생각을 하면 역시 ‘보상’이다.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보상은 역시 가챠를 통해 무언가 새로운 캐릭터나 장비를 얻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복귀 유저를 위한 보상도 없었고, 콘텐츠를 즐기면서 그러한 가챠 재화를 얻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이쯤 되면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게임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의 한계선을 알게 되는데, 이쯤 되면 플레이어는 자신이 이 게임을 복귀하면서 가진 좋았던 느낌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불편한 경험, 좌절한 경험 등)이 점점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1달 뒤, 2달 뒤에도 자신이 이 게임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크지 않다는 느낌이 들게 되면, 결국 게임을 더 할 이유를 찾아낼 수 없을 것이다.
사용자 경험 지표 또한 결국 최저점(1점)까지 내려가게 되면서, 이 사용자는 이 게임을 삭제하게 되었다.
총평

이 게임의 첫인상은 7점으로, 우호적인 상태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사용자는 아래의 경험을 통해 게임의 인상이 점차 감소하였다.
- 게임 내 (유료) 가챠 콘텐츠를 즐길 재화가 있음을 확인하고 없음을 확인(-1점)
- 가챠 시도 좌절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림(-1점)
- 조작 방법을 까먹어서 곤란에 처함(-1점)
- 콘텐츠 보상량에 대한 실망(-1점)조작 방법을 까먹어서 곤란에 처함(-1점)
- 결국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다는 사실마저 인지(-1점)
- 게임의 전반적인 경험이 부정적인 데 대한 실망(-1점)
반면, 게임의 인상이 좋아진 경험은 별달리 느끼지 못했다. (게임으로부터 얻은 만족감, 달성감 등)
아마 복귀 시스템이 없는 많은 게임이 위와 같은 이유로 복귀 유저를 오래도록 잡아놓지 못할 것이다. 복귀 유저가 정말 ‘강력한’ 복귀 의사를 가지지 않은 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복귀한 게임을 계속 하기란 쉽지 않다.
위 부정적인 경험을 가지게 된 이유들의 공통점은, 유저의 기대나 시도가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유저는 오랜만에 게임에 들어왔지만 복귀를 했다고 해서 별달리 받은 보상이 없었으며, 핵심 콘텐츠인 가챠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게다가 게임의 조작법을 까먹거나 그래픽 설정이 최적화되어있지 않아 게임에서 제 실력발휘를 하지 못했다. 결국에는 게임에 대한 우호적인 느낌이 부정적인 느낌으로 전환되며, 복귀한 게임에 대해 더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붕괴3rd는 ‘복귀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 하였을까?
다음 시간에는 위와 같은 잣대로 붕괴3rd의 복귀 시스템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도록 하겠다.
지금까지 복귀 시스템의 데이터 테이블 구조를 중점적으로 분석해 왔다. (~Step 7)
이번 글에서는 붕괴 3rd에 복귀한 플레이어가 게임에 복귀한 순간부터 경험할 것들을 ‘시뮬레이션’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얻으려고 한다.
이러한 접근 방법을 활용하는 곳은 사실, 내가 현업 필드에서 재직하면서 한 번도 본 적도 경험해본 적도 없었다.
현업에서는 플레이어, 그리고 플레이어의 경험과 그 피드백이 1순위로써 개발 사항으로 고려되지 않는다. 모든 플레이어의 니즈를 달성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거니와, 그러한 피드백을 여과하는 과정도 상당한 개발력이 소모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발자에게는 ‘플레이어의 니즈 달성이 1순위’가 아니라, ‘개발의 목적 자체를 달성하는 것이 1순위’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나는 게임 기획서가 ‘플레이어(사용자)’를 고려하지 않고 작성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게임을 할 플레이어를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게임을 만드는 건 고객의 입맛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와 같다. 내가 만든 게임을 할 사람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은 그저 자신의 직감만을 우선한, 게으르고 오만한 태도일 뿐이다.
나는 이러한 태도는 아직 우리나라의 개발문화가 더 성숙해지지 않아서 발생한 ‘과도기적 단계의 과제’라고 여긴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개발자 편의주의적인 생각을 버리고 최대한 플레이어를 존중해주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이 역기획서 또한 그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플레이어를 존중해주는 디자인. 그것은 바로 플레이어의 경험을 더 가치있고 풍성하게하며 그들이 싫어하는 경험(Pain Point)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UX디자인이 등장한다.

@https://www.newbreedrevenue.com/
UX디자인은 플레이어(사용자)를 제 1순위로 고려하는 디자인 체계이다. UX디자인의 역사는 짧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여전히 UI/UX 등 곁다리같은 느낌으로 표현될 때가 많으며, 심지어 UX디자이너가 GUI를 디자인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는 일도 벌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UX디자인은 UI(사용자 인터페이스)에만 국한되어 있는 협소한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과 그 경험 모두를 포괄적으로 설계하는 광범위한 디자인이다. 그래서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게임 개발일수록 플레이어에 대한 이해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UX야말로, 아니, PX(Player Experience)야말로 우리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를 가장 존중하는 개발 태도라고 믿는다.
따라서 나는 이 역기획서 또한 UX기법을 동원하여 작성할 것이며, 이번 글부터는 UX디자인의 일부 개념을 차용할 생각이다.
이 역기획서는 붕괴3rd의 (복귀하는) 사용자를 위해 만들어진 (복귀) 시스템 기획서를 지양하기 때문에, 여기서 UX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 글에서 활용할 방법론은 바로 ‘사용자 여정 맵’, 또는 서비스 블루프린트(Service Blueprint)’라고도 불리는 방법이다.

@https://columbiaroadcom.medium.com/
사용자 여정 맵(User Journey Map)이란, 사용자가 특정한 목표(예: 물건 구입)를 달성할 때 사용자가 경험하는 일련의 흐름을 말한다.
이 글은 UX를 소개하기 위한 글은 아니니, 여기서는 그저 그 UX 개념을 ‘차용’하겠다는 정도로만 밝혀 둔다.
위 이미지처럼 복잡한 도식화를 통해 역기획서를 작성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위처럼 정교한 분석 대신, 익숙한 툴인 Excel을 이용해 붕괴 3rd에 복귀한 플레이어들이 경험할 예상 사용자 경험 시나리오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한 마디로 말해,
Type of User: 붕괴 3rd의 플레이어는,
Action: 복귀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Benefit: 무엇을 하게/얻게/느끼게 될 것인가
이것을 분석할 것이다.
붕괴 3rd 복귀 당일 사용자 여정 맵 시나리오
여기서 사용자 페르소나를 정의하며 글을 시작하도록 하자.
사용자 페르소나란, 특정 서비스(여기서는 붕괴 3rd)를 이용하는 가상의 사용자의 프로필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UX디자인에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되는데, 왜냐하면 가상의 사용자라고 할지라도 이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총체적인 과정을 잘 짚어보다보면 개발과정에서 놓칠 수도 있는 지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UX디자인에 대한 내용은 접어두고, 일단 지금은 붕괴3rd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겠다.
닉네임 ‘치즈크림빵’을 사용하는 붕괴 3rd의 복귀 유저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플레이어는 약 1년간 붕괴3rd를 플레이하지 않았으며, 최근 신규 업데이트 소식을 듣고 복귀를 결심하게 되었다.
모바일 조작은 다소 익숙치 않은 탓에 PC 클라이언트를 통해 붕괴 3rd를 설치하였고 실행 버튼을 눌렀다.
이 플레이어의 복귀 시점은 6.5 버전을 기준으로 하겠다. (현재 글을 작성하는 기준으로 최신 버전이다.)
아래의 큰따옴표(” “)의 내용은 위 ‘치즈크림빵’ 플레이어가 실제로 생각하거나 느낄 법한 게임 경험을 옮겨 적은 것이다.
붕괴 3rd 로딩 시퀀스 진입 & 로그인 화면

“이 게임은 여전히 이 로딩화면이구나. 반갑다.”
“근데 이거 로그인 무슨 계정(페이스북/트위터 등)이더라?”
“호요버스 계정인가… 일단 입력…. 성공했네.”
붕괴 3rd 신규 업데이트 영상 감상

“오… 이번에 새로 나오는 캐릭터인가?”
“신규 스토리다! 이번 주인공은 얘네들이구나.”
“이번에 추가된 새 콘텐츠네. 이거 하면 되겠다.”
붕괴 3rd 복귀 이벤트 스토리 감상

“키아나… 이렇게까지 말해주다니… 너란 녀석. 앞으론 떠나지 않을게!”

붕괴 3rd를 최초 기동하면 업데이트 화면과 함께, 위의 세 가지 시퀀스를 경험하게 된다.
- 로딩 시퀀스 & 로그인 화면
- 신규 업데이트(v6.5) 영상 감상
- 복귀 스토리 감상
여기서 붕괴 3rd가 정말 잘 하는 점을 하나 꼽을 수 있는데, 그건 바로 ‘신규 업데이트 영상’ 제작이다.
신규 업데이트 영상에는 그 마일스톤에 새로 추가된 신규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조명하며, 그 캐릭터의 목소리(성우), 스킬, 그리고 간단한 스토리도 함께 볼 수 있다.
이 업데이트 영상 하나만으로도 신규 업데이트에서 즐길거리를 짧은시간 내에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장점이다.
‘블루 아카이브’에서도 업데이트 며칠 전부터 신규 캐릭터 등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리는 등, 이러한 영상을 활용하는 마케팅은 앞으로도 서브컬처 게임에서 주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 그러면 여기에서 우리는 붕괴 3rd가 무엇을 목적으로 이렇게 설계했는지 알아낼 수 있을까?
주요 경험 포인트 – 복귀후 첫 로그인 화면
붕괴 3rd는 로딩 시퀀스에서부터 붕괴 3rd만의 고유한 로딩 화면(하이페리온 승선)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붕괴 3rd의 접속 상황을 메타적으로 보여주는 붕괴 3rd만의 장치다.
붕괴 3rd의 로그인 자체는 특별한 게 없다. 하지만 로그인을 하는 순간, 붕괴 3rd의 업데이트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상 안에는 신규 업데이트 콘텐츠 및 신규 캐릭터의 소개 등이 이어진다. 복귀 플레이어는 이 영상을 보면서 앞으로 할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붕괴 3rd의 플레이 경험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다. 이 영상은 복귀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붕괴 3rd를 기존에 꾸준히 해 온 플레이어에게도 굉장히 유익하다.
가장 인상깊은 포인트는 바로 ‘복귀 스토리’다. 복귀 스토리는 1회만 재생되는데, 플레이어가 하이페리온 호에 오랜만에 복귀하면서 키아나를 만나며 짤막한 인사를 나누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 스토리 자체가 특별한 건 없다. 하지만 이 ‘복귀 스토리’가 존재함으로써, 플레이어는 존중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시스템적으로 자기 자신이 복귀 플레이어라는 것을 자각할 수 있다. 이로써 플레이어는 자신이 복귀를 했으니 무언가 특별한 것을 보상받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스토리적으로 자신이 비록 특정한 이유로 게임을 잠깐 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복귀하게 되면서 캐릭터가 ‘인사’해주는 경험은 각별할 것이다.
이러한 복귀 경험을 통해 플레이어는 복귀의 ‘첫인상’을 좋게 느끼게 될 것이며, 이어지는 ‘복귀 후 경험’에도 긍정적인 인상을 받을 확률이 높다.

다음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로비에 진입한 뒤부터 게임을 끌 때까지의 경험을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마침내 업데이트가 끝나고, 하이페리온 보안 장치의 Identifying 메시지가 confirm으로 전환되며 하이페리온의 함교의 문이 열린다.
플레이어의 접근이 승인되었다는 것을 게임 시스템을 통해 메타적으로 풀어낸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저번 글에서 이미 복귀 스토리에 대해 다루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복귀 입장 그 순간부터 이어서 흐름을 따라가보도록 하자.
주요 경험 포인트 – 복귀후 첫 로비씬 진입
마침내 붕괴 3rd의 UI가 활성화되며, 바로 여러 종류의 팝업이 이어진다.


로그인 보너스를 받고,


N월달 출석 보너스도 받는다.

그리고 가장 최신 업데이트 된 메인 스토리의 ‘바로 가기’ 팝업과 그 보상을 확인한다.
일단 지금 ‘바로 가기’ 버튼을 눌러버리면 로비 화면의 확인이 불가능하므로 지금은 닫기를 눌렀다고 가정한다.

이어서, 붕괴 3rd의 현재 진행중인 이벤트, 공지 및 뉴스를 확인하는 팝업을 확인한다.

마침내 자유 조작이 가능한 로비 화면으로 진입한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통해, 최초 로비 씬 접근까지 ‘치즈크림빵’ 씨가 한 것과 느낀 점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붕괴 3rd의 첫 로비씬 진입은 한 마디로 ‘보상 + 정보’로 축약할 수 있다.
- 먼저 보상을 줌으로써 이 게임의 핵심 콘텐츠 중 하나인 가챠를 상기시키며, 가챠를 통해 뽑을 수 있는 캐릭터(키아나)를 함께 홍보한다.
- 이어서, 현재 즐길거리 중 가장 힘을 많이 준 콘텐츠(메인 스토리)를 광고하게 되는데, 여기서도 잠재적 획득 가능 보상을 함께 홍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 추가로, 이벤트와 공지 등 추가로 플레이어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준 뒤,
- 로비 화면에 진입하면서 여러 가지 ‘붉은 느낌표 말풍선(이하 레드닷)’을 통해 플레이어의 클릭을 유도한다.
정리하자면, 여기서 붕괴 3rd가 플레이어에게 주고자 한 경험 포인트는 아래와 같다.
- 가챠를 상기시키되, 보상을 주고 홍보를 섞어 반발을 최소화한다.
- 최신 콘텐츠(메인 스토리)를 인지한다.
- 이제 플레이어가 해야 할 것(눌러야 할 버튼)을 인지한다.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주요 경험 포인트 – 복귀 시스템
만약 이 역기획서 주제가 ‘플레이어의 최초의 경험 온보딩’이었다면 여기서부터는 전투부터 시작해, 다양한 콘텐츠를 맛보기하는 과정을 모두 쫓아갔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또는 아쉽게도) 이 역기획서의 목적은 복귀 시스템이다.
따라서 여기서 우리는 ‘복귀’버튼을 눌러서 플레이어가 느낄 반응을 보는 것으로 플레이어의 사용자 여정 맵을 정리할 것이다.
자, 이제 복귀 버튼을 눌렀다고 가정해보자.

앞서 이 역기획서 Step ~7까지 진행하며 많이 보았던 UI를 마침내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복귀 출석’부터, ‘복귀 설문’까지. 플레이어가 확인해야 하는 지점은 레드닷이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을 잘 기억해두자. 역기획서를 쓸 때 참고가 될 것이다.
또한 플레이어가 어디서 어떻게 보상(출석, 임무 수행 등)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보상을 어떻게 활용(보너스 상점 활용)할 수 있는지도 함께 생각해두자.
그리고 여기서 미호요 게임의 특징 중 하나를 알 수 있는데, 그건 바로 ‘복귀 설문’이다.
미호요 게임은 복귀를 한 플레이어를 대상으로 Survey(설문조사)를 진행하는데, 이는 UX에서 정량적 데이터를 수집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제 출석부터 임무까지 차례로 돌며 플레이어의 느낌을 한번 같이 따라가보도록 하자.
복귀 출석


“복귀 보상이 7일치까지 있네. 보상 괜찮은 게 껴 있고…”
“일단 1주일 정도는 계속 들어와 볼까?”
“아이쨩 코인? 이거 뭐에 쓰는 거지? 일단 받아두고 보자.”
복귀 임무


“BP 경험치 달성? 이거 하려면 뭐 해야 하더라?”
“기억 전장… 초끈 공간… 과거의 낙원… 이거 어디서 하는지 찾아봐야겠네.”
“계속 아이쨩 코인을 주는 것 같은데, 이거 어디서 쓰는 거야 대체?”
보너스 상점


“아… 아이쨩 코인 사용처 알았다. 여기서 쓰는 거네. 보너스 상점.”
“근데 필요 없는 것도 많은데? 주로 강화 아이템이고, 그건 이미 충분해.”
“겨우 이 정도 보상 때문에 열심히 할 필요는 없겠어.”
복귀 펀드


“여기 보상은 획득이 안되네? 아! 복귀 펀드를 구매해야 얻을 수 있다는 거네.”
“구매 즉시 680 수정 획득에… 아이쨩 코인 조금 더 얻으면 캐릭터 뽑기권도 주네.”
“반환 보상 누적 1000%…? 오, 이렇게 보니까 좀 끌리는데. 이거 사려면 얼마지?”
복귀 상점

“할인율 73%에 67%? 근데 그만큼 살 만한 매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강화아이템이니까 나중에 강화하다가 부족하면 그때 다시 생각해보지 뭐.”
“슬슬 과금 유도의 느낌이 좀 나는데…”
플레이 추천


“복귀한 사람은 지금 두 콘텐츠를 해두는 걸 권장하는 거지?”
“어차피 메인 스토리 내용 궁금하기도 했으니까, 하다보면 보상도 받고 그러겠네.”
“당장 이 페이지에서 할 건 없으니까 넘어가자.”
복귀 설문

“설문조사? 얘네는 이런 것도 하네.”
“2분이라… 뭐 금방 하긴 하겠는데 지금은 다른 거 하기에도 바쁘니까. 다음에 하자.”
복귀 시스템 사용자 총평 정리
지금까지 복귀 페이지 전반을 훑어보자 ‘치즈크림빵’ 씨가 느낀 점을 쭉 적어보았다. 이것을 정리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


나는 위 표에서 ‘긍정’, ‘부정’, 그리고 ‘의문’ 세 가지 요소로 경험 포인트를 분류해보았다.
- 긍정: 플레이어가 복귀 페이지에서 느끼는 경험이 편안하거나 어렵지 않거나 대우받는 느낌을 받는 등 Positive함.
- 부정: 플레이어가 복귀 페이지에서 느끼는 경험이 불안정하거나, 어렵거나, 무언가 동떨어진 느낌을 받는 등 Negative함.
- 의문: 플레이어가 복귀 페이지에서 무언가 의문점이 생겼고, 그것이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아서 긍/부정의 판단이 보류(Pending)되어 있는 상황.
플레이어는 복귀 페이지를 진입한 뒤,
- 자신이 복귀 플레이어로서 대우를 받고 있는지,
- 자신의 의문을 이 복귀 페이지가 충분히 해소를 해 주고 있는지,
- 자신이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 그만큼 돌려받는 게 있는지,
위의 1~3에 해당하는 경험을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계속 관찰하면서 피드백을 받게 된다.
긍정적인 경험도, 부정적인 경험도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느끼는 긍정의 경험의 합이 충분히 크다면 플레이어는 게임에 계속 접속하게 될 것이다.
붕괴 3rd는 ‘복귀 시스템’을 마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험상 ‘부정’에 해당하는 요소도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복귀 시스템’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이 복귀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플레이어가 느끼는 혼란과 부정적인 경험의 크기는 훨씬 강렬했을 것이다.
복귀 시스템은 불완전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시스템 전체가 무의미하다고 얘기하는 건 성급한 결론이며, 이것을 어떻게 개선해나갈지 고민하는 것이 UX 기획자의 소양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느끼는 ‘부정’을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은 없다. 이러한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기획자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계기로 활용할 수 있다.
‘긍정’의 요소 또한 게임을 기획하거나 개발할 때 참고하면 좋을만한 부분들이다. 게임의 역기획을 통해 이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서론
저번 시간에는 가상의 붕괴3rd 플레이어, 치즈크림빵 씨의 페르소나를 설계했었다.
가상의 인물, ‘치즈크림빵’ 씨는 1년만에 복귀하는 플레이어이다.
당연히 최근의 붕괴 3rd 트렌드는 잘 모르는 상태이다.
그렇다면 이 플레이어가 게임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에서 ‘개선주안점’을 두어야 할까?

@Geunbae “GB” Lee, Dribbble.com
이번 글에서는 저번에 함께 살펴본 사용자 여정 맵을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역기획서에 적을 요소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경험의 이해(Insights)
각 복귀 시스템에서 사용자가 느낀 감상을 다시 한번 복기해보도록 하자. 긍정, 부정, 그리고 의문으로 분류해보도록 하겠다.
치즈크림빵 씨는 복귀후 첫 로그인 화면에서부터 로비씬 진입하는 그 순간까지, 최신 업데이트 영상과 복귀 스토리 등을 확인하였다. 이 과정에서 치즈크림빵 씨는 신규 업데이트 콘텐츠를 확인하고, 신규 픽업 캐릭터를 알 수 있으며, 콘텐츠를 즐김으로써 얻을 수 있는 보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복귀 스토리가 있음으로써 복귀 플레이어만을 위해 준비된 스토리가 있음을 인지하게 되어, 자신이 복귀 플레이어라는 사실이 시스템적으로도 설정된 사실까지 실감하게 되었다.
이어지는 복귀 (플레이어) 페이지에서도 복귀 플레이어만을 위해 준비된 보상과 설문까지.
이러한 다양한 복귀 경험을 통해, 치즈크림빵씨와 유사한 페르소나의 플레이어는 플레이어 자신이 게임으로부터 대우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긍정(Positive)
- 복귀 보상을 받아서 좋은 인상을 받음
- 복귀 플레이어로서 대우를 받는 듯한 느낌
- 구매 시 획득 가능한 보상이 만족스러움(가성비가 좋음)
- 복귀한 플레이어가 뭘 하면 될 지 안내받는 느낌
- 개발사가 플레이어 피드백을 받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
나는 여기서 ‘긍정’으로 꼽은 요소야말로, 이 ‘복귀 시스템’의 진짜 목적(기획의도)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의도가 있음으로써, 그것을 목표로 삼아서 이 시스템을 설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위에 긍정으로 꼽은 세부 요소들은 복귀 시스템의 다양한 기획의도 중에서도 그 ‘목적’을 달성한 항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역기획서에서는 위의 긍정으로 꼽은 요소들을 ‘기획의도’로 재정의하도록 하겠다.
이번에는 복귀를 하며 그가 느낀 부정적인 느낌들도 한번 살펴보자.
부정(Negative)
- 복귀 재화의 사용처에 대한 안내 피드백이 신속하지 않음
- 상점에서 구매 가능한 아이템의 매력도가 떨어짐
- 반복적으로 과금 관련 화면을 보게 되어, 결제를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받음
앞서 긍정적인 경험도 있었던 반면, 부정적인 경험도 있었다. 가령, 복귀 재화(이름: 아이쨩 코인)의 사용처를 알고 싶어도, 그 사용처를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은 나중이었다. 사용자의 의문에 대한 늦은 피드백은 그만큼 사용자가 답답하게 느끼게 만든다. 또한 복귀 재화로 구매 가능한 상품이 굉장히 제한적이며, 이것이 복귀 재화를 열심히 모아야겠다는 동기를 일으키기에는 아쉬운 편이었다. 복귀 페이지 내에 과금 관련한 세부 항목이 여러 번 등장하는 만큼, 결제를 해야 원하는 보상을 받게 된다는 부정적인 인상마저 느끼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복귀 시스템을 기획할 때부터 위의 부정 요소가 발생하게 놔두면서 개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획자가 미처 생각을 못 했을수도 있고, 아니면 기획의도와는 달리 그 효과가 미미하여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한 것일수도 있다. 이러한 점은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개선주안점’으로 재정의할 수 있다.
의문(Pending)
- ‘BP 경험치’라고 하는 붕괴3rd만의 고유 개념이 생소함.
- 복귀 콘텐츠를 즐기고 싶어도, 어느 버튼으로 접근해야 원하는 콘텐츠로 갈 수 있는지 알 수 없음.
- 현금성 재화 상품의 정확한 가치 판단 및 예상 결제 금액을 유추하기가 어려움.
긍/부정의 인상을 남길 만큼의 경험은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위의 사용자 여정을 거치며 위와 같은 부분에서 물음표를 띄웠을 것이라고 보고 정리해보았다.
BP 경험치란 일종의 ‘공헌도(기여도) 경험치’의 개념이다. 특정 콘텐츠를 즐김으로써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고, 이것이 축적되면 가치가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은 미호요 게임(붕괴3rd, 원신) 등에서 주간 퀘스트, 월간 퀘스트 등으로 잘 체계화되어 있는 MAU 시스템이다.

하지만 ‘BP 경험치’라는 용어만을 보고, 어떻게 해야 이것을 얻을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기는 어렵다. 아마 높은 확률로, 복귀하고 나서 여러 가지 콘텐츠를 하다보니 어느 새 쌓여 있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알아챌 확률이 높다.
또한, 복귀 콘텐츠(초끈 공간 등)의 진입 가능 경로가 바로 안내되어있지 않아 플레이어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신규 플레이어는 오히려 사정이 낫다. 게임을 하며 차츰차츰 가이드를 따라서 콘텐츠의 접근 경로를 배우면서 학습할 가능성이라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복귀 플레이어는 ‘망각’을 돌이킬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한 그저 다 눌러보며 찾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것으로부터 불편함을 크게 느끼는 플레이어라면, 이 ‘의문’이 ‘부정’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따라서 나는 이 ‘의문’단계의 Pending 요소 또한 ‘개선주안점’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중요도는 ‘부정’보다는 조금 낮을 것이다. 따라서 ‘잠재적 개선 요소’라고 이름을 붙이겠다.
위의 세 가지 분류(긍정/부정/의문)을 다시 정리하면 아래와 같은 이름이 될 것이다.
개선주안점 정리
기획의도(Positive)
- 복귀 보상을 받아서 좋은 인상을 받음
- 복귀 플레이어로서 대우를 받는 듯한 느낌
- 구매 시 획득 가능한 보상이 만족스러움(가성비가 좋음)
- 복귀한 플레이어가 뭘 하면 될 지 안내받는 느낌
- 개발사가 플레이어 피드백을 받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
개선주안점(Negative)
- 복귀 재화의 사용처에 대한 안내 피드백이 신속하지 않음
- 상점에서 구매 가능한 아이템의 매력도가 떨어짐
- 반복적으로 과금 관련 화면을 보게 되어, 결제를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받음
잠재적 개선 요소(Pending)
- ‘BP 경험치’라고 하는 붕괴3rd만의 고유 개념이 생소함.
- 복귀 콘텐츠를 즐기고 싶어도, 어느 버튼으로 접근해야 원하는 콘텐츠로 갈 수 있는지 알 수 없음.
- 현금성 재화 상품의 정확한 가치 판단 및 예상 결제 금액을 유추하기가 어려움.
중용의 이해(Balance)
위 개선주안점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여기에서 아래의 두 항목은, 플레이어가 느끼는 구체적인 불편함보다는 플레이어 입장에서의 아쉬움에 가까운 감상이다.
- 상점에서 구매 가능한 아이템의 매력도가 떨어짐
- 반복적으로 과금 관련 화면을 보게 되어, 결제를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받음
플레이어는 항상 더 많은 것을 ‘갈구’한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기왕이면 100연차보다는 200연차를, 3%의 확률보다는 5%의 확률을 원한다.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편익을 추구하는 건 자연스러운 경제 섭리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러한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한 방향으로만 매번 게임을 업데이트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게임의 균형(경제 밸런스 등)이 흔들리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복귀 상점에서 살 수 있는 아이템 중에서 1년 내내 열심히 해도 얻을 수 있을지 없을지 장담할 수 없는 고급 아이템이 있다고 해보자. 복귀 플레이어는 간단하게 이 보상을 얻는 반면, 1년 내내 열심히 한 플레이어는 이 보상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된 경우, ‘기존 플레이어’ 입장에서 느끼게 될 상대적 박탈감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하자. 게임사 입장에서는 복귀 플레이어가 게임을 재밌게 즐겨주는 것도 좋지만, 기왕이면 복귀 플레이어로부터 더 많은 매출을 창출하여 수익성을 개선하고 싶다.
그렇다면 게임사는 복귀 플레이어가 가진 ‘돈을 안 쓰고 게임을 하고 싶다’는 관성을, 어떻게든 돈을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복귀 플레이어에게 과도한 과금 유도를 했다간 바로 떠나 버릴 수도 있다.(심리적 매몰비용이 적기 때문에) 돈은 벌고 싶지만 플레이어를 잃고 싶지는 않고.
이러한 균형의 싸움은 오늘도 수많은 게임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다.

다시, 복귀 시스템의 존재 이유와 목적
이러한 관점에서 다시 위의 개선주안점을 보자.
- 상점에서 구매 가능한 아이템의 매력도가 떨어짐
- 반복적으로 과금 관련 화면을 보게 되어, 결제를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받음
여기서 꼽을 수 있는 이 두 가지 요소는 사실, ‘기존 플레이어’, 그리고 ‘개발사’와의 관계 사이에서의 말하지 못할 사정 때문에 이런 결과가 벌어졌을 수도 있다. 따라서 위의 두 개선주안점은 사실 굳이 말하자면 ‘개선사항’으로 꼽기 민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게임 회사 면접 자리에서 무조건 복귀 유저를 위한 보상 책정량을 높여야한다고 주장한다면, 기존 유저 또는 개발사의 수익 사이에서 고민해봤냐는 역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개선주안점은 반드시 그 보완책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위의 두 가지 요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개선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개선점’으로 꼽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고객을 모험을 하면서까지 모객하기보다는, 기존의 고객이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 훨씬 가성비가 좋다. 기존 사용자가 ‘복귀 보상을 받아야겠어!’라고 생각할 만큼 복귀 보상이 좋아져 버린다면, 모든 기존 사용자가 복귀 보상을 받기 위해 게임을 자주 접었다가 복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웃지못할 촌극을 벌일 바에야, 복귀 보상량 자체를 다소 검소하게 편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복귀 플레이어 입장에서 복귀 보상이 너무 적다면 복귀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오래 붙들어놓을 수 있게 복귀 보상을 1회가 아닌 다회에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발사 입장에서는 유리할 것이다. 그래서 복귀 출석 보상을 7일에 걸쳐 받게 설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복귀 미션을 보면, 일일 미션을 최대 열흘에 거쳐서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복귀 출석을 7일차까지 정상 진행한 복귀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사흘만 더 게임을 하면 복귀 미션 보상도 다 받을 수 있으니 이득이다. 이미 이쯤 왔으면 게임에 대한 감을 충분히 잡았을 테니, 복귀 시스템의 목적도 달성하면서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망각한 게임 시스템의 이모저모를 다시 상기하기에 충분한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 복귀 시스템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개발 목적)를 유추할 수 있다.
복귀 시스템이란,
복귀 플레이어가 우리 게임에 복귀를 할 수 있게 충분한 동기를 제공함과 동시에 기존 플레이어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보상이 책정된 한정된 시간 내 진행 가능한 시스템이다.
“‘붕괴 3rd’ 역기획서 작성해보기 시리즈”를 마치며
붕괴 3rd의 복귀 시스템을 역기획하기 위해, Step 1부터 Step 10까지 약 2주에 걸쳐서 살펴보았다.
자료수집
먼저, 붕괴 3rd의 복귀 시스템의 뼈대를 파악하기 위해, 모든 복귀 시스템 관련 페이지의 캡처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테이블 분리
이어서, 단순히 나열된 데이터를 나름대로 ‘데이터 정규화’를 할 수 있도록 Key를 부여하거나 테이블을 분리하는 과정을 진행하였다.
데이터 정규화
정규화된 데이터는 서로 참조구조가 성립하므로 이것을 바탕으로 더 생산성 높은 데이터 구조가 성립되게 되었다. 아마 이 구조는 실제 붕괴3rd의 테이블과는 차이는 있겠지만 그 뼈대는 비슷하게 구성되어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페르소나 설정 & 사용자 여정 맵
이어서 본격적으로 복귀 플레이어가 경험할 복귀의 여정을 분석하기 위해, UX 디자인을 소개하며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사용자 여정 맵을 함께 만들어보았다. 이 과정은 ‘가상의 플레이어’의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지만, 충분히 여러 가지 인사이트를 얻어냄으로써 유의미한 결과물을 낳았다.
개선주안점 발굴
마지막으로, 이러한 사용자 경험을 긍정/부정/의문으로 정리하였으며, 그 안에서 우리는 기획의도와 개선주안점, 잠재적 개선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복귀 시스템이 무엇인가’를 한 마디로 정의내림으로써 복귀 시스템의 역기획의 대단원을 맞이하게 되었다.
소회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나는 내가 게임 개발자 지망생 시절, 게임 업계에 진입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찾기 위해 정말 오랜 시간을 사용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책, 참고 자료, 인터넷 게시글들은 모두 너무 피상적이거나 그 완성된 포트폴리오(결과)만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내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 고민의 흔적과 과정이 필요했고, 특히 ‘왜’그렇게 했는지 알고 싶었지만 그런 역기획서는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좋은 기회를 얻어 업계에 들어온 뒤로 다양한 배경지식과 관찰력을 키우게 된 뒤로는 기획서를 쓰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되었지만, 그때 느꼈던 그 아쉬움을 언젠간 해소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100명의 퍼블릭이 아니라, 이런 도움이 필요한 1명을 위해 쓰게 되었다. 나 또한 이 글이 정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이 아님을 알기에, 누군가는 이보다 더 탄탄하고 아름다운 글을 남기기를 바라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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