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기획 포트폴리오 개요
주제: 성공한 게임은 어떻게 디자인(기획)했을까?
성격: 게임 분석서
소재: 붕괴 3rd, 브롤스타즈
작성일자: 2019/12/17
작성목적: 취업용 포트폴리오(A사 공채 과제 제출)
7년 전에 쓴 분석서를 지금 꺼낸 이유
이 분석서는 필자가 처음 게임 업계에 발을 내딛으려 하던 2019년에 작성했다. A사 공채 과제로 제출했고, 1차 면접에 합격하는 데 보탬이 됐던 문서다.
게임 디자인 분야는 참고할 실무 자료가 극도로 부족하다. 회사들은 개발 정보를 대외비로 묶어두고, 업계인들은 자신이 어떤 게임을 만드는지조차 공개하기를 꺼린다. 게임 업계에 막 들어오려는 신입은 현업인들의 언어와 문서 감각을 익히기가 무척 어려운 환경이다.
필자는 낡고 부족하더라도 실제 포트폴리오 예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2023년에 처음 공개했다.
그런데 2026년인 지금 이 글을 다시 쓰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7년이 지났다. 당시 신입이 예측했던 것들이 실제로 어떻게 됐는지, 그리고 지금의 필자가 이 분석서에서 뭘 아쉬워하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신입 포트폴리오 예시 공개”에서, “그 포트폴리오를 면접관 눈으로 다시 읽는다”는 글로 말이다.
게임 분석서 소개

붕괴 3rd와 브롤스타즈를 2019년 기준 성공한 모바일 게임으로 선정하고, 각각의 성공요인·문제점·향후 업데이트 방향을 분석한 문서다.
붕괴 3rd는 3C 분석(Company / Competitor / Customer), 브롤스타즈는 게임 메커니즘(Game Mechanism) 관점으로 접근했다.
게임 분석서 내용(이미지 슬라이드)



















2019년에 쓴 분석서를, 다시 읽다
예측이 맞아 떨어진 것들
붕괴 3rd의 IP 확장성 전망은 정확했다.
당시 필자는 붕괴 3rd의 핵심 성공요인으로 “탄탄한 IP를 기반으로 한 OSMU”를 꼽았다. 만화·굿즈·애니메이션으로 이어지는 IP 확장 구조, 그리고 “선 IP — 후 개발”이라는 miHoYo의 개발 철학을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이 예측은 완전히 맞아떨어졌다. miHoYo는 원신(2020), 붕괴: 스타레일(2023)을 연달아 출시하며 HoYoverse로 사명을 바꿨고, 지금은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됐다. 2019년에 봤던 그 개발 철학이 5년 뒤의 도약을 만든 셈이다.
브롤스타즈의 문제점 지적은 실제 업데이트 방향과 일치했다.
당시 브롤스타즈의 문제점으로 “짧은 접속 시간(일일 토큰 수집 완료까지 빠르면 15분)”과 “토큰 수집 외 콘텐츠 부족”을 지목했다. Supercell은 이후 Brawl Pass와 시즌 미션 시스템을 도입해 정확히 그 방향으로 개선했다.
우연의 일치일 수 있다. 그러나 유저로서 직접 플레이하며 쌓은 관찰이 라이브 서비스의 실제 방향을 가리킬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금의 필자가 아쉬운 것들
프레임워크가 일관되지 않았다.
이게 이 분석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제다.
붕괴 3rd는 3C 분석으로 접근했는데, 브롤스타즈는 Game Mechanism으로 전환됐다. 아마 당시에는 나는 3C분석과 게임 매커니즘 분석 양쪽 다 가능한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각기 다른 프레임워크를 쓰자고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런데 비교 분석은 같은 잣대로 측정해야 성립한다. 프레임이 다르면 적확한 비교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마지막 비교표가 아무리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도, 분석 기준이 다른 두 대상을 나란히 놓다보니 설득력이 약해진 점이 아쉬웠다.
지금이라면 두 게임 모두 3C로, 또는 둘 다 메커니즘 관점으로 통일된 기준 하에서 분석할 것이다.
포지셔닝 맵은 당시 시점의 스냅샷이다.
당시 포지셔닝 분석의 결론은 “붕괴 3rd는 서브컬처 & 액션 장르에서 명확한 라이벌이 없다”였다. 2019년 기준으로는 딱히 틀린 분석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블루 아카이브, 니케, 명조 등 수십 개의 서브컬처 모바일 게임이 그 자리를 채웠다.
시장이 변한 것이다. 이것이 포지셔닝 분석의 한계다. 포지셔닝 맵은 영구적인 우위가 아니라 특정 시점의 스냅샷이다. 분석서를 쓸 때 “시장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함께 서술하지 않으면, 3년, 아니 1년만 지나도 낡은 문서가 되어 버린다.
면접관 입장에서 이 분석서를 본다면
필자도 면접관이던 시절이 있다. 그 경험에서 말하자면, 이런 분석서를 들고 오는 지원자에게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은 건 하나다.
“이 게임을 왜 선택했나요?”
분석 완성도보다 선택의 이유, 그리고 분석자의 시각이 얼마나 일관된지가 더 중요하다. 이 분석서에는 그 이유가 드러난다. 붕괴 3rd는 접속 450시간, 507일이라는 수치가 증명하는 게임이다. 브롤스타즈는 “회사 동료들과 티 타임에 즐겨 했던” 게임이다. 데이터를 보기 전에 유저로서의 경험이 쌓여 있다. 이건 생각보다 중요한 강점이다.
단,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대상으로 삼을 때는 함정이 있다. 강점 분석은 풍부한데 문제점 분석이 얕아지기 쉽다. 이 분석서도 그 경향이 없지 않았다. 약간의 논리적 비약도, 면접관의 날카로운 질문 하나에 단번에 박살날 수 있다. 특정 게임에 관한 애정이 분석의 객관성을 흐리지 않도록, 자신의 분석서를 반드시 비판적으로 한 번 더 검토하는 것이 좋다.
여담 – 게임 분석서를 가지고 면접에서 오고 간 말들
Pay-to-Win에 관한 질문
이 분석서를 포트폴리오로 제출했을 때, 가장 뼈아팠던 질문이 하나 있다.
“‘Pay-to-Win’이 나쁘다고 생각하나요?”
2019년은 과금 유도에 대한 비판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게이머 커뮤니티에서는 P2W 게임을 성토하는 게 거의 디폴트였다. 그런데 면접관은 게임사 입장에서 던졌다. 돈을 쓴 사람이 더 강한 게 왜 문제인가.
당시 필자는 “지나친 과금 유도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물론 몇 가지 사례를 들며 P2W의 허점을 파고들려고 했지만, 말을 내뱉을수록 내가 내세운 주장이 스스로도 빈궁한 답이라는 걸 알았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집단이다
면접이 끝난 뒤, 회사 입장에서는 P2W가 아닌 게임을 개발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돈을 벌지 않는 회사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회사원의 마인드’라면 P2W을 지지하지는 못하더라도 비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 논리를 정리했다. Pay-to-Win 자체는 문제는 아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건 과도한 P2W가 게임 내 경제 밸런스나 시스템을 무너뜨리면서 궁극적으로는 회사 매출이나 이미지에 더한 악영향을 주는 경우이다.
이 구분을 명확히 하고 나서야 이러한 유사 질문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답변을 할 수 있게 됐다.
정답은 없더라도, 날카로운 시야를 갖추자
게임 분석서는 정답을 이야기하는 문서가 아니다. 분석자의 시야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논리적인지를 보여주는 문서다. 그래서 면접관은 반드시 분석서 내용에 대한 반론 질문을 던진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쓴 내용에 대한 반박 논리를 미리 준비해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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