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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 텍스트를 넘어 전장으로: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전투를 신경 쓰면 안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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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 텍스트를 넘어 전장으로: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전투를 신경 쓰면 안 되는 걸까? 표지

들어가는 글: 미소녀, 텍스트, 그리고 채워지지 않는 갈증

내 이력서나 블로그를 본 사람들은 아마 나를 ‘서브컬처 수집형 RPG 특화 내러티브 디자이너’라고 생각할 것이다.

디버스 오더(Diverse Order), 블루 아카이브(Blue Archive) 등 프로젝트를 거쳤고, 가장 최근에는 Project CV 등 미소녀 캐릭터 수집형 게임의 굵직한 서사를 설계하는 일을 맡았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분명 보람찬 작업이었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그들이 플레이어(선생님, 지휘관 등)와 교감하며 플러팅을 하거나 신뢰를 쌓는 과정을 텍스트로 풀어내는 일은 서브컬처 게임의 핵심이니까.

그런데 개발 기간 내내, 그리고 라이브 서비스를 지켜보며 내 마음 한구석에는 늘 채워지지 않는 묘한 갈증이 있었다. 난 정확히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해소되지 않는 갈증은 나를 한 곳에 머물게 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찾게 만들었다.

가장 최근 몸담았던 프로젝트, Project CV에서 나는 내러티브 리드로서 게임의 전체적인 컨셉이나 톤앤매너, 스토리 라인 등 전방위적인 내러티브 컨셉 디자인을 주도했다.

하지만 내가 굳이 침범하지 않으려 했던, 일종의 성역 같은 곳이 있었다.

바로 ‘전투’였다.

당시의 나는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전투 기획의 영역에 의견을 내는 것이 일종의 월권이라 생각했다. 굳이 말하자면, ‘그분들의 영역에 감히 우리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분들이 내러티브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먼저 묻기 전까지는 내가 먼저 그들에게 전투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전투 방식에 의견을 덧붙이지 않았다. 그들의 전문성을 존중한다는 명분 아래, 나는 스스로 내러티브의 울타리를 좁히고 있었던 것이다.

내러티브가 느껴지지 않는 전투, 과연 재미있었을까?

나는 전투를 즐기지 못했다. 재미가 없었고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제 아무리 스킬 연출이 화려해지고 그래픽 성능이 좋아진다 한들, 내게 전투는 그저 다음 스토리를 보기 전 끼워 들어간 ‘숙제’거나, 캐릭터의 성장을 확인하는 ‘검증의 장’일 뿐이었다.

많은 수집형 RPG에서 내러티브는 ‘전투 전(Pre-battle)’과 ‘전투 후(Post-battle)’에 간단한 텍스트 연출로써 존재한다.

배경과 BGM이 깔리고 캐릭터 스탠딩 일러스트가 나오고, 텍스트 박스 안에 스크립트가 출력되는, 소위 말해 비주얼 노벨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전투가 등장하는 타이밍은 언제인가. 일단 스토리가 진행되고, 그러다가 적당히 적 NPC가 등장해서 ‘각오해라!’ 등 적당히 긴장감 있는 대사가 나오면, 화면이 전투 뷰로 전환되며 캐릭터들이 우르르 뛰어와 자동 전투를 치른다.

심지어 1-1, 1-2 등, 숫자로 된 스테이지에 진입할 때만 스토리가 나오는 게임도 흔하다. 블루 아카이브 스타일의 게임이나 원신, 스타레일 등 대다수의 서브컬처 게임 또한 이러한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방식이 틀렸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블루 아카이브나 원신 같은 게임들은 이미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고, 그들의 내러티브 전달 방식 또한 훌륭하다.

하지만 개발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게이머로서 내가 갈구하던 ‘재미’의 결은 조금 달랐다.

나는 왜 이런 느낌을 받는 걸까. 그 오랜 게임불감증의 이유가 게임을 업으로 삼았다는 원죄에서 기인한 걸까하고 최근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취업 스트레스를 풀고자 그동안 Steam에서 오랫동안 방치해 뒀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내가 했던 고민이 착각임을 깨달았다.

“굳이 내러티브가 전투와 분리되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걸까?”

블루 아카이브, 니케 등과 달리, 스팀에서 플레이한 게임들은 전투와 내러티브가 단단히 연결되어 있었다. 대사가 많거나 재밌거나 다양한 엔딩이 있거나 한 게 아니라, 그저 전투와 스토리가 잘 연결되어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나는 대단히 몰입감을 느꼈다.

그러자 지금까지 내가 개발에 참여했던 게임의 내러티브 전달 방식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전투와 스토리는 마치 하늘에 뜬 해와 달처럼 하나가 뜨면 하나가 지는 식의 관계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스토리가 전투보고, ‘이번엔 내 차례니까 너는 잠깐 들어가 있어’라고 하다가, 스토리가 다 끝나면 전투보고 ‘자, 이제 내 차례 끝았으니까 네 차례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즉, 내러티브와 전투는 한 몸이 되어 조화를 이루는 게 아니라 서로가 철저히 물과 기름처럼 구분되는 구조였다.

그게 바로 최근 출시되는 많은 서브컬처 게임의 표준 규격이자, 나 또한 그런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창세기전 모바일 팀으로 이직을 결심했던 이유도, 그 짧은 기간 동안 느꼈던 가능성도 바로 거기에 힌트가 숨겨져 있었다. 나는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사람, 시나리오의 ‘연출’을 기깔나게 짜는 사람이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의 경험하는 재미(만족도)의 총량을 높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안정적인 직장을 박차고 나와 무언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자 했던 거였다.

’33 원정대’: 전투만 봐도 알 수 있는 캐릭터 내러티브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2026 02 15 오후 6 56 38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전투 화면. 베르소의 스킬 효과는 ‘완벽’ 효과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내게 그러한 깨달음을 준 게임은 바로 2025년 출시한 명작,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라는 게임이다. 이미 수많은 GOTY를 쓸어담았다는 사실과 유저 평점, 평론가 평점 모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자랑하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게임이 내게 특별했던 이유는 게임의 완성도나 내러티브 등이 아니었다. 바로 캐릭터의 전투 방식에 있었다.

이 게임에는 여러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나오는데, 그중 ‘루네’는 마법사다. 전투를 할 때 화염이나 빙결 등 다양한 원소의 마법을 사용하는데, 이는 그녀가 마법사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설정이다.

그런데 진짜 내러티브 디자인이 빛을 발하는 순간은, 똑같이 검을 쓰는 ‘구스타브’, ‘마엘’, ‘베르소’를 구분하는 방식에 있었다.

1) 베르소: 완벽주의 강박을 가진 스타일리시한 검술가

베르소라는 캐릭터는 전투할 때 ‘완벽’이라는 고유 게이지를 가진다. 이 게이지를 모을수록 강해진다. 하지만 피격을 당하면 게이지가 깎이고 공격력이 약해진다.
이 메커니즘 하나만으로, 기획자는 구구절절한 설정 텍스트 없이 베르소의 성격을 설명해 낸다. 이 캐릭터의 대사를 한 줄도 보지 않아도, 다음과 같이 이 캐릭터의 성격이나 성향을 알 수 있다.

“아, 쟤는 자기 몸에 흠집 하나 나는 걸 용납 못 하는 완벽주의 강박증의 검사구나. 그래서 플레이어인 나도 얘를 운용할 땐 한 대도 안 맞게 조심해야 하는구나.”


2) 마엘: 전투 흐름에 따라 검술 스타일을 바꾸는 유연한 베테랑

마엘은 자신이 사용한 스킬에 따라 ‘방어’, ‘공격’, ‘명인’ 세 가지 태세로 전환한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그에 맞춰 검술을 바꾸는 유연함. 스킬 버튼을 누르는 순서에 따라 태세가 달라지는 경험을 통해, 플레이어는 마엘이 정통파의 고리타분한 검사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자신의 태세를 전환하는 노련한 검사라는 점을 느끼게 된다.

만약 내가 ‘시나리오 라이터’라면, 나는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전투를 하든 상관할 바 아니다. 베르소의 검술과 마엘의 검술은 시나리오가 다루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나는 ‘라이터’로서 그들이 어떤 성격과 성향을 통해 어떤 말투와 행위를 하는지 글로 잘 옮기면 되는 사람이면 충분하다. 시나리오 라이터에게 기대되는 역량은 그 정도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내러티브 디자이너’라면, 나는 그들이 어떤 검을 다루고 어떤 검술을 쓰는지 관심을 가져야한다. 단순히 그들이 쓰는 검의 디자인이나 이름, 그 검이 가진 역사나 단조 방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러한 검을 다루는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와 달리 어떤 방식으로 검을 다룰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전투에서 어떻게 드러나야하는지 전투 디자이너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

협업 프레임: ‘전투 내러티브 체크리스트’

오해는 피하고 싶어서 여기서 적어둔다.

내가 말하는 건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전투 디자이너 역할까지 하겠다”가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전투 디자이너가 캐릭터를 더 또렷하게 설계할 수 있도록, 내러티브 관점의 재료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내가 전투 디자이너와 캐릭터 전투 방식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어떠한 모호하고 추상적인 요청사항 대신 전투 디자이너가 참고할 만한 캐릭터 내러티브를 제시하며 함께 고민해보자고 이야기할 것이다.

아래는 33 원정대를 예시로 체크리스트를 한번 정리해본 것이다.

📝 전투 내러티브 체크리스트

  1. 핵심 컨셉 정의: 캐릭터를 관통하는 성향을 한 줄로 정의한다.
    • (예: 베르소 – 털끝 하나 다치는 걸 참지 못하는 완벽주의)
  2. 강점 조건: 그 성향이 전투에서 이득이 되는 규칙은 무엇인가?
    • (예: 피격되지 않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치명타 확률 증가)
  3. 약점 조건: 그 성향이 전투에서 손해가 되는 규칙은 무엇인가?
    • (예: 단 한 대라도 맞으면 그동안 모아둔 버프가 초기화됨)
  4. 표현 방식: 텍스트를 읽지 않아도 알 수 있는가?
    • (예: 피격 시 캐릭터 우측 UI의 스코어가 B에서 D로 내려가며 캐릭터 전용 대사가 출력된다.)

위의 방식이 이 캐릭터의 전투 스타일을 정의하는 완전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이 캐릭터는 쿨하니까 멋있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보다 전투 디자이너가 캐릭터성을 캐치하기에는 훨씬 좋을 것이다.

“이 캐릭터는 털끝하나 다치는 걸 참지 못하는 완벽주의 성향이라서, 적을 공격할수록 자신감이 붙어서 점점 강해지지만 자신이 조금이라도 다치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공격력이 감소하면 좋겠습니다.

유저 입장에서 이 캐릭터의 강점 조건과 약점 조건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캐릭터 우측에 UI를 띄워 캐릭터의 현재 스코어를 보여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의 아이디어만 제시해도, 전투 디자이너는 그 아이디어를 고스란히 차용하거나 그들 나름의 더욱 재밌고 훌륭한 아이디어로 전투를 구상해서 보답해줄 것이다.

AI 시대, 시나리오 라이터 vs 내러티브 디자이너

몇 년 전 Stable Diffusion이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게임 업계에 종사하는 컨셉 원화가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게임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의 일자리를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바이브 코딩이나 클로드 코딩 등의 AI가 등장하면서, AI를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래머의 일자리가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게임 디자이너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머지 않아 텍스트 위주의 ‘시나리오 라이팅’은 생성형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될 것이다. 이미 다양한 게임사에서 NPC 대사나 퀘스트 스크립트를 AI에게 맡기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만약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5년 뒤, 10년 뒤에도 여전히 “재밌는 대사를 쓰는 사람”에 머무른다면, 우리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질 것이다.

AI가 아직(어쩌면 꽤 오랫동안) 대체하기 힘든 영역이 있다. 바로 ‘캐릭터의 성격/성향을 구체적인 전투 메커니즘 맥락으로 치환하는 상상력’이다.

예를 들어보자.

  • AI: “이 캐릭터는 분노 조절 장애가 있는 광전사입니다”라는 설정을 AI에게 주면, 화난 말투의 대사를 100줄 뽑아줄 수 있다.
  • 내러티브 디자이너: “분노 조절 장애가 있다면, 체력이 30% 이하일 때 플레이어의 통제를 벗어나아군까지 공격할 수 있는 패널티를 주는 대신, 공격력을 3배로 뻥튀기합시다”라고 컨셉에 기반한 전투 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다.

AI가 시나리오의 영역에 침투한다면 플롯 기획, 트리트먼트 설계, 스크립트 작성 및 검증 등, 시나리오 라이터의 업무 영역 전반을 대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러티브의 영역, 가령, 어떤 캐릭터가 어떤 성향을 갖고 있어서, 그것을 인게임에서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관한 ‘맥락 설계’는 여전히 인간이 우위에 있다.

앞으로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살아남으려면 캐릭터의 성격, 무기 타입, 마법 유무를 넘어 전투의 승리 조건과 패배 조건까지 내러티브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글을 마치며: 내가 지향하는 ‘내러티브’

커리어의 변곡점마다 나는 새로운 목표를 세워왔다.

넥슨게임즈에서 퇴사하며, ‘플레이어의 경험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졌다. 미어캣게임즈에서 퇴사하며, ‘서브컬처의 감성을 게임 디자인에 녹일 수 있는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졌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나는 이제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워야 하는 지점에 다다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어떤 목표를 세워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피부로 와닿는 게임 업계의 불황은 몇 년 전보다 나를 더 강하게 옥죄는 것 같았다.

그동안 게임 개발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점점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취향이 흐릿해지는 것을 보며 나 자신의 게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줄어드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그동안 내가 게임 개발을 하며 느꼈던 어떤 답답했던 느낌은 내가 지향하는 내러티브와 다소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내러티브는 단순히 컨셉 디자인, 시나리오 라이팅, 시나리오 연출, 그밖의 어떠한 데이터나 리소스를 처리하는 사람에 그쳐서는 안 된다.

AI 뉴노멀 시대의 내러티브 디자이너로 살아남으려면, 이제는 시나리오의 재미뿐만 아니라 ‘게임 플레이의 재미’를 내러티브 영역에서 어떻게 살릴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글을 쓰는 것을 멀리하겠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글쓰기는 내가 그동안 가장 자신있게 길러온 역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내 메인 필드이다. 하지만 글쓰기에 너무 매몰된 나머지, 게임 플레이와 동떨어진 시나리오를 선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내러티브도 얼마든지 게임의 아트, 기술 구현, 그리고 게임 디자인 코어 플레이 매커닉스와 연결될 수 있다. 단순히 부서간 협업하는 수준의 차원을 넘어서서, 협업 파트너들이 본연의 퀄리티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서포터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나는 조직에서 ‘적극적인’ 내러티브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다른 부서의 R&R을 침해하거나 다른 부서의 파이를 빼앗아오겠다는 게 아니다. 이건 모든 메신저를 끄고 어딘가 조용한 골방에 틀어박혀 A4 용지가 빼곡해질때까지 머리를 싸매며 혼자서 고독한 싸움을 하는 사람은 더 이상 되고 싶지 않다는 선언이다.

즐거운 게임 개발. 그건 아마도 다양한 부서 사람들과 함께 컨셉을 기획하고 그들의 아이디어에서 참고한 시나리오를 쓰며 게임의 전반적인 플레이에 대한 내러티브적인 의견을 내며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에 더욱 가까운 게 아닐까.

그리고 그렇게 개발한 게임을 유저들이 더 즐겁게 플레이해줄 거라고 믿는다. 내러티브 디자인이 다른 요소와 잘 조화를 이룰수록, 그곳에 진정으로 플레이어들이 찾던 ‘즐거운 경험’이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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